정부는 의료한류를 촉진하기 위해 국내 병의원이 해외로 진출할 때 현지에서 자회사 형태의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료기관은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어 해외 의료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7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비영리법인 형태의 국내 병원이라도 해외진출시 부대사업뿐 아니라 본업(진료행위 등)에 대해서도 영리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국내 병원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을 돕기 위해 현행법 내에서 유권해석을 유연하게 적용해 비영리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자회사에 대해 영리의료 행위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은 학교법인 같은 비영리법인이 병원을 차릴 경우 진료행위 등 본업에 대해서는 영리행위를 할 수 없도록 못 박고 있다. 대신 주차장·장례식장 등 일부 부대사업에 대해서만 영리법인을 자회사로 만들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국내 병원들은 의료법의 족쇄에 묶여 병원장이 사재를 털어 개인병원을 설립하거나 비영리법인 형태로 해외로 진출해왔다. 이로 인해 해외진출 병원들은 영세 수준을 면치 못해 의료한류 확산에 제약을 받아왔다.
따라서 정부가 해외 영리병원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게 되면 의료업계는 대규모로 자본금을 모아 해외 유명병원들과 경쟁하고 벌어들인 수익을 국내 병원과 투자자들에게 배당해 국부창출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정부는 별도의 법 개정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현행법의 테두리 내에서 인허가권상 재량권을 발휘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영리병원을 제한하는 의료법은 국내 의료기관에만 적용되므로 해외 진출 자회사에는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며 "해외 자회사 영리행위 문제에 대해선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