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산 유엔묘역 참배

현직 대통령으론 44년만에 처음

이명박 대통령은 18일 부산시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6ㆍ25 전쟁 전사자가 안장된 묘역을 둘러보고 헌화했다. 이 대통령은 묘역에 도착해 '터키 안장자묘'를 가장 먼저 찾은 뒤 '최연소 전사자묘'와 '가평전투 안장자묘'를 잇따라 참배하고 전사자들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묘역을 둘러보며 "남의 나라에 와서 목숨을 건 것을 보면 대단한 것"이라며 "이런 희생으로 세계 평화와 나라가 지켜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대통령은 "60년 전에 남의 나라에 와서 목숨을 바치는 게 쉬웠겠느냐"며 "세계 평화를 지킨다는 사명감을 갖고 어디에 붙어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고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도 그런 (어렵고 못사는) 나라에 가서 참전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이만큼 발전했기 때문에 참전 용사들도 자랑스럽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기념관에 입장하며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치신 여러분은 우리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현직 대통령이 유엔 묘역을 참배하기는 지난 1966년 고(故) 박정희 대통령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국제적 협력관계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대통령의 방문은 다른 나라의 파병에 고마움을 되새길 뿐만 아니라 평화를 위한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엔 묘역 참배에는 6ㆍ25 참전 10개국 대사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허남식 부산시장,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유엔 총회에서 지명한 세계 유일의 유엔기념묘지로 1951년 조성됐으며 참전 21개국 가운데 영국을 비롯한 11개국 2,300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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