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경영권 방어수단으로 ‘초다수결의제(Super-majority Voting)’를 상법에 명문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초다수결의제는 회사 정관에 이사의 해임ㆍ영업양도ㆍ합병 등 중요 경영사항에 대한 의결정족수를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보다 엄격하게 규정해 적대적 M&A에 대비하는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는 소수 지분만으로 회사를 장악한 기존 경영진의 지배권은 강화하는 반면 다수 주주의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커 논란이 예상된다.
6일 정부 등에 따르면 교수ㆍ경제인ㆍ법조인 등 1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법무부 산하 ‘경영권방어법제개선위원회(위원장 송종준 충북대 교수, 경영권방어TF)’는 최근 초다수결의제를 상법에 명문화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F의 한 관계자는 “포이즌필ㆍ황금주ㆍ차등의결권제와 함께 초다수결의제를 경영권 방어수단의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도 “초다수결의제 도입을 명문화하자는 제안이 있어 TF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다수결의제는 현재 180여개 상장사가 회사 정관에 도입했을 정도로 일반화된 경영권 방어수단이지만 지금껏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온데다 경영진의 자리 보전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월 코스닥 상장사인 G사의 주주총회효력정지 등 가처분 사건에서 “이사의 해임에 대한 의결정족수를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보다 가중한 회사의 정관은 법상 근거가 없어 무효”라고 판시했었다.
TF가 이 제도의 명문화를 추진하는 이유도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해 위법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2005년 회사법 개정시 초다수결의제를 상법에 명시했다.
법무부는 올해 말까지 경영권방어법제 개선에 대한 논의를 마친 뒤 상법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초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