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마켓] 벤자민 푸크스 BFAM 헤지펀드 대표

엔화약세로 주식보단 채권이 매력적
증시 상승여력 미미하지만 저금리 시대 채권값은 올라 금융·공사채 투자기회 커져


"한국 주식시장은 중국의 경기부진과 일본의 엔저현상으로 인해 압박이 심합니다. 앞으로 1년 가량은 한국 주식에 대한 강한 투자관점(Strong View)을 제시하기 힘들다고 봅니다. 하지만 채권 시장은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벤자민 푸크스(사진) BFAM 파트너스 대표는 한국 증시와 관련 주식에 대한 매력은 떨어지는 반면 채권에 대한 호감도는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BFAM은 지난해 4월 노무라금융투자에서 분사한 헤지펀드다. 롱쇼트, 이벤트 드리븐 등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운용자금은 4억5,000만달러(약 5,000억원) 가량 된다. BFAM의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는 푸크스 대표는 지난 1995년 리만 브라더스에 입사한 이후 아시아 주식매매 최고책임자 등을 지녔고 지난해 초까지 노무라금융투자 아시아오피스의 글로벌 투자책임자를 맡았던 아시아 투자 전문가이다.

푸크스 대표는 "일본 정부의 유동성 강화정책으로 시장에 엔화가 넘쳐나고 있어 엔화 약세는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일본 엔화 약세를 감안하면 일본은 상승장(Bullish market)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증시에 대해선 중립적(Neutral) 입장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한국 기업들은 상당수가 경기민감업종에 포함된다"며 "중국의 경기회복세가 생각보다 높지 않아 한국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움직임을 보면 주식시장에서의 이탈은 심한 반면 채권시장에서의 유입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지난 3월 2조8,000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4월(-3조4,000억원)과 5월(-6,700억원)까지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지난달 1조6,000억원을 순투자(만기물량을 제외한 순매수 물량)한 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2조5,000억원 가량을 순투자했다.

그는 국내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는 의견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최근 국내 증권사리서치센터의 투자전략 전문가들이 코스피지수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에 이르러 상승 여력이 높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대 입장으로 볼 수 있다. 그는 "특정 주식과 관련해 PBR 관점에서 '싸다', '비싸다'를 평가하긴 어려운 상황이 많다"며 "과거 일본 증시가 침체될 때 PBR 0.3배인 주식도 많았는데 주가가 상승하긴커녕 오히려 더 하락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증시의 상승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의 엔저 정책은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으며 상당한 부작용을 남길 것"이라며 "일본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에너지 공급이 부족한 데 엔저현상으로 급등한 유가를 감당해야 돼 스태그플레이션의 우려가 있으며 엔저로 인한 한국의 불이익(disadvantage)도 소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한국물 채권에 대한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BFAM은 한국 국채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지만 외화채권에 대한 투자에서 단기적 성과도 본 상황이다. 푸크스 대표는 "최근 한달 동안에 한국 채권에 대한 투자를 늘려 상당한 수익을 보고 있다"며 "한국의 금리가 낮아져 채권값이 높아졌고 산업은행(KDB)ㆍ신한은행ㆍ한국전력ㆍ한국도로공사 등 금융채와 공사채는 투자기회가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물 채권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수 있다"며 "주식에 비해 채권의 매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