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재테크] 맞벌이 부부 7년내 5억 모으려면

적금 줄여 펀드투자 비중 30% 이상 높여야
적립식펀드는 적금처럼 매월 납부하는게 좋아
車매도금·비상금 활용… 주식·환투자도 해볼만




저는 초등 교사, 남편은 공기업에 근무합니다. 실 수령액 기준 남편의 연봉은 4,600만원, 제 연봉은 3,000만원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달부터 육아휴직으로 저의 연간 소득이 840만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현재 2억2,000만원 짜리 전세 거주 중인데, 1억원은 친정과 시댁에서 빌린 돈이라 반드시 갚아야 하고, 1,700만원은 은행 대출로 매월 5만~6만원의 이자를 내고 있습니다. 적금으로 매월 161만원을 넣고 있으며 2017년 1월 만기입니다. 또 매월 청약저축 10만원, 보험 37만7,682원을 불입 중입니다. 연금으로는 교직원공제회 42만원, 남편 개인연금 25만원, 제 개인연금 6만원 등 총 73만원을 넣고 있습니다. 이밖에 비상금 1,100만원이 있습니다. 차를 두 대 보유 중인데 한 대는 처분할 계획입니다. 유로가 쌀 때 500유로 환전해 놓았습니다. 유로나 달러가 쌀 때 사고 있습니다. 생활비는 매월 대략 170만원 나갑니다. 저희 가정의 장기 목표는 서울에 15억원짜리 내 집 마련, 단기 목표는 7년 안에 5억원을 모으는 것입니다. 효과적인 재테크 방법을 알려주세요. 회사채에 관심이 있고 적립식 펀드와 소득공제 장기펀드, 재형저축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지 알고 싶습니다.

의뢰인의 사례는 전형적인 맞벌이 부부의 재무 니즈의 한 형태입니다. 목표 금액과 기간이 정해져 있다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매월 저축할 금액의 크기, 그리고 기간에 따른 요구 수익률입니다.

우선 단기목표인 7년에 5억원 마련 관련 분석입니다. 부부 모두 실직 리스크가 낮고 안정적 소득을 기반으로 꾸준한 저축이 가능합니다. 다만 수익률이 낮은 적금 비율을 줄이고 연금이 어디에 투자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생활비의 경우 소득 대비 약 38%에 해당해 저축을 위해 알뜰한 생활을 하시는 것으로 판단되나 출산 등의 이벤트를 예상한다면 현재보다 저축액을 늘리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입니다.

보수적으로 계산해 소득에서 생활비를 제외한 280만원을 목표기간인 7년 동안 불입할 경우 원금이 2억3,520만원 산출되며 추가로 2억6,480만원이 이자로 발생 돼야 5억원을 모을 수 있습니다. 이는 거치식이 아니라 월불입식인 점을 감안하면 연평균 수익률이 19.74%는 나와야 가능한 숫자입니다. 세금 부분은 소득공제 등을 감안해 계산에서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연평균 약 20%의 수익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저금리 시대에 주식, 펀드 등의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의뢰인의 경우 7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의 유용성이 큰 편입니다. 의뢰인의 관심사인 회사채는 안정성이 높은 A 등급일 경우 수익률이 2~3% 정도로 예·적금의 대안은 되겠으나 의뢰인의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적정 투자는 아닙니다.

소득공제 장기펀드 및 재형저축의 경우 연소득 5,000만원 미만 근로자 가입이 가능합니다. 차이점은 소득공제 펀드는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장기상품이며 연 600만원 한도 제약이 있고 5년 이내 해지시 원금의 6.6%를 추징세 로 납부해야 하는 단점은 있지만 의뢰인에게는 적합한 상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의뢰인은 재형저축의 경우 서민형이 아닌 일반 재형저축 가입 가능하나 실수령액이 아닌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지 다시 한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7년 이상 가입 상품이며 재산형성 목적이므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나 금융기관별로 3~4% 이자율이 나오는 만큼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비상금과 차량 매도금 등은 주식 또는 환에 투자하길 권합니다. 원금 손실 리스크가 높은 편이긴 하나 투자 경험을 늘리고, 비상금 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를 구매 또는 교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복직하면 예전 수령액 3,000만원으로 육아휴직 때보다 연간 2,160만원의 추가 자금이 가능하다는 점, 비상금 등을 활용한 주식 또는 기존의 환 투자에서 수익이 난다면 수익률이 20% 미만이라도 전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입니다.

이밖에 상담을 통해 고려해 봐야 할 부분은 주택 구입 전 전세보증금 상승, 자녀 출산 등에 따른 생활비 증가,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가능성, 가족들로부터 차용한 돈 반환 등이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이벤트 발생시 재무상태를 고려해 적금담보대출 또는 신용대출로 충당하고, 보험분석을 통해 위험 노출도를 줄이는 방안을 세우면 될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적금과 연금의 비율을 줄여서 펀드 등 적극적 투자상품 비중을 30% 이상 높여야 하고, 전문가와 상의해 펀드구성을 하되 월급생활자인 만큼 적립식 펀드는 적금 납입 방식처럼 정액으로 매월 납부하시는 방식이 적정해 보입니다.

/구본석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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