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선주가 10일 KB국민은행 스타투어 1차대회 최종라운드 6번홀에서 캐디로 나선 아버지와 함께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함평=KLPGA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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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버지가 캐디를 맡아 주셔서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칠 수 있었어요." 동료들의 맥주 세례를 받은 안선주(22ㆍ하이마트)는 더위에 땀으로 범벅이 된 아버지와 짧지만 뜻 깊은 포옹을 나눴다.
꼭 1년 전 눈물을 흘렸던 안선주가 이번엔 활짝 웃었다. 안선주는 10일 전남 함평 다이너스티CC(파72ㆍ6,319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KB국민은행 스타투어 1차대회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로 정상에 올랐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 서희경(23ㆍ하이트)은 3타를 줄였지만 6타 차 2위로 마감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지난해 대회 때 선두로 출발했다가 연장전에서 조아람(24ㆍADT캡스)에게 우승컵을 넘겨주고 눈물을 쏟아냈던 안선주는 넉넉한 타수 차이로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악몽을 깨끗이 씻었다. 또 통산 6승 가운데 2006년과 2007년에 이어 올해까지 3승을 이 대회에서 거둬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미국으로 진출한 신지애(21ㆍ미래에셋), 지은희(23ㆍ휠라코리아) 등과 함께 KLPGA 강자 자리를 지켰지만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1승에 그쳤던 그는 특히 새 '지존'으로 떠오른 서희경에 완승을 거둬 견제할 주자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개막한 이 대회에서 무거운 백을 멘 아버지에게 최고의 선물도 했다. 우승상금은 3,600만원.
전날 3타 차 선두로 올라섰던 안선주는 이날 1, 2번홀 연속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3번홀(파3) 보기에 이어 5번홀(파4)에서는 두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며 더블보기를 범해 전반에 1타를 까먹었다. 샷이 흔들리면서 13번홀까지 제자리걸음에 그치던 그는 14번홀(파5)에서 1.2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15번홀(파4)에서도 1타를 줄여 경기 흐름을 다잡았다.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 최종일 6타 차 역전우승을 차지했던 서희경은 또 한번 역전극을 연출하는 듯했다. 7타 차 공동 6위로 출발한 서희경은 안선주 바로 앞 조에서 플레이 하면서 13번홀까지 3타를 줄여 3타 차까지 쫓아갔다. 그러나 14번홀에서 1타를 잃어 주춤했고 15, 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뒤 마지막 18번홀(파4)에소 다시 보기를 보탠 반면 안선주는 17번홀(파4)에서 3.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홀에 떨구며 사실상 우승을 결정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