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공작원에 포섭돼 북한에서 필로폰을 제조하고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등의 암살을 시도한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 중 일부는 과거 마약 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었으나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가정을 꾸리면서 택배기사, 유통업 등에 종사한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백재명 부장검사)는 국가정보원·경찰청과 함께 공조 수사를 벌여 김모(62)씨, 방모(69)씨, 황모(56)씨 등 3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2000년 6~7월 북한에 밀입북해 필로폰 70kg을 제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만든 필로폰 중 절반은 북한에 넘겼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챙겨 남한에서 판매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은 외화벌이 등을 위해 필로폰을 조직적으로 제조하려 했으나 제조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어 남한에서 마약 기술자를 찾다가 김씨 등을 포섭했다. 김씨는 2009~2010년 황 전 비서를 암살하라는 지령과 함께 약 4만 달러를 받고 10차례 북한 공작원과 접촉하며 실행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황씨도 2004년 북한 인권운동을 하는 독일인 암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