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5만명 혜택불구 모집인만 기대기엔 한계지난 한해 사금융 이용자들의 신용금고 진입 현황은 저신용자들에 대한 정부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음을 반증한다.
그러나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지려면 신용금고가 지금처럼 대출모집인에 전적으로 기대 영업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이를 위해 제한적으로나마 대출영업소 설치를 허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지난해 '사채탈출' 15만 명
지난 6월 현대스위스금고의 연60% 사채 대환상품 '체인지론'은 지난 12월 말까지 6개월 간 13만 명 이상의 고객에게 판매됐다.
첫 등장 당시 제도권 금융기관이 서민층에게 고리대금업을 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정작 수백 퍼센트의 금리를 물면서 사채시장에 발이 묶여있던 이용자들은 '사채이용증명서'를 들고 대환을 위해 몰려들었다.
지난 해 현대스위스금고 외에도 ▦푸른(4만2100좌) ▦좋은(3만3,950좌) ▦충은(3만5,000좌) ▦진흥(2만 좌) 등 업계의 30%가 넘는 총 44개 금고가 이 상품을 통해 8,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겹치기 대출을 감안해도 15만 명 이상이 제도권에 안착한 것이다.
◇ 더 낮은 금리로 '기웃'
최근 사채대환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성향도 변하고 있다. 당초 사채이용자들은 기존 대출의'갈아타기'를 위해 금고를 찾았지만 이제 사채시장을 거치지 않고 신용금고로 직행하는 고객의 비중이 더 높아졌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고들도 대환영수증을 확인하지 않아도 대출금을 내주고 있다. 나아가 대금업체에서 금고로, 금고에서 더 낮은 금리를 요구하는 금고로, 또 은행ㆍ보험으로 금리를 옮겨 타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연20%인 은행대출과 연200%인 사채대출 간의 이동은 절대 불가능했다"며 "업계 경쟁으로 30~40%, 80~ 90% 등 다양한 금리 띠가 형성될 경우 낮은 금리 갈아타기는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서민금융정책 효과
금고업계는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서민금융 활성화정책이 업계 회생의 발판이 됐다는 것에 대체로 동감한다.
하지만 업계의 영업망 한계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대출영업은 계속 모집인에 기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과 금고가 접할 수 있는 창구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영업을 100% 모집인에 의존하다 보니 수수료 등 부수적인 문제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며 "금고당 영업점 수를 제한하고 사고 등을 엄격히 문책하더라도 건전한 소액시장의 발전을 위해선 점포 설치가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올 상반기 연체로 인한 부실이 우려되고 금고 간 다중채무도 문제가 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연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