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프로야구 첫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의 전철을 밟는 듯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2001년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 8-8-8-8-5-7-7 즉 만년 최하위를 8-8-8-8-5-7-7-3으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다.
2001년부터 거의 바닥을 기다시피한 팀 성적을 별다른 선수 보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3위까지 끌어 올려놓은 것이다.
로이스터가 이같이 놀라운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믿음의 야구’를 했기 때문이다.
선수들 하나하나에 ‘하면된다’는 용기를 불어 넣어주면서 자신감을 심어 준 것이 결과적으로 롯데 팬들의 8년 동안 염원이던 ‘가을에도 야구하자’를 실현 시킨 것이다.
그러나 로이스터 감독의 포스트시즌 즉 준 플레이오프 경기 내용은 실망 적 이었다.
5전3선승제의 준 플레이오프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연패를 당하는 과정이 좋지 않았다.
선발 투수 로테이션이 좋지 않았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송승준 선수를 1차전 선발로 내 세웠는데, 역시 1차전은 경험이 많은 손민한을 출전시켰어야 했다. 그리고 2차전은 송승준을 내보낸 다고 하더라도 3차전은 ‘새 가슴’ 소리를 듣고 있는 장원준 대신 2군에서 올라와 후반기에 잘 던진 조정훈이 더 적합했다. 2차전에서 최향남을 오래 던지게 한 것이나, 3차전에서 한국 타자들에게 파악이 된 코르테스를 2이닝이나 던지도록 한 것도 결코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다.
그리고 타순을 페넌트레이스와 거의 똑같이 한 것도 아마추어 적인 발상이다.
하위 타순과 상위 타순을 연결시키기 위해서 잘 맞고 있던 손광민을 9번에 놓던가 1차전에서 부진했던 3번 조성환은 하위 타순으로 돌리거나 하는 등의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내년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고 하더라도 변함이 없을(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 시즌의 선수기용) 것이라고 하는데, 7개 팀을 상대로 하는 페넌트레이스와 한 팀 만 상대하는 포스트 시즌과는 선수기용이 달라야 한다.
로이스터 감독의 이 같은 행보는 2007년 프로야구에서 SK 와이번스를 우승시키기 전까지의 김성근 감독 행보와 비슷하다.
김성근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 쌍방울 레이더스 같은 약한 팀을 중상위 팀으로 만드는데는 일가견이 있지만 우승을 시키기에는 2퍼센트 부족한 감독이라는 혹평을 들었었다.
실제로 김성근 감독은 84년 OB(현 두산)베어스 팀 감독을 맡은 이후 쌍방울 레이더스,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팀을 맡아서 약한 팀을 잘 조련해서 포스트 시즌까지는 번번이 진출시켰지만, 최고 성적이 준우승 이었다.
그 같은 일이 10년도 아니고 20년 이상 반복이 되자 김성근 감독에게는 ‘우승을 하지 못하는 감독’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었다.
로이스터 감독은 올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총기를 잃은 것 같았다.
오히려 엉뚱한 소리를 해서 프로야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둔 10월6일 사직구장에서 기자들을 만나서,
“단기전에서 1차전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차전을 이겨도 1승 이상의 의미는 없다. 롯데 선수들이 큰 경기 경험이 적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3차전 쯤 가면 긴장이 풀리고 제 실력이 나올 것이다. 3차전이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는 궤변을 늘어 놓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 한국 프로야구 어느 나라 통계를 봐도 3전2선승제, 5전3선승제 또는 7전4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이긴 팀이 그 시리즈를 가져갈 확률은 70퍼센트 이상이다. 더구나 1,2차전을 이긴 팀이 그 시리즈에서 승자가 될 확률은 90퍼센트가 넘는다. 그런데 엉뚱하게 1차전보다 3차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롯데는 삼성에 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패해 3전 전패로 올 시즌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