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천군민들이 최근 금강하구둑 잔디광장에 모여 장항국가산업단지 즉시 착공을 촉구하는 군민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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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 앞바다 374만평을 매립해 공단으로 만들기로 한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17년째 표류하고 있다.
지난 1989년 군산공단과 함께 국가공단으로 지정돼 사업이 추진된 후 군산공단은 올해 조성사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장항산업단지는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업추진이 늦어지면서 오히려 금강하구둑과 군산외항을 보호하기 위해 쌓은 도류제의 영향으로 장항쪽 앞바다의 생태계가 파괴돼 어장이 황폐해졌고 장항항은 토사가 쌓여 어선의 입출항만 어려워졌다.
서천군과 지역 주민들은 국가공단 지정이후 정부의 각종 지원이 오히려 줄어들을 뿐만 아니라 인구가 줄어들고 지역경제가 낙후돼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고 조속한 추진을 호소하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희귀새의 멸종 등 환경파괴가 불보듯하다며 조류 서식지 보호방안과 갯벌 보존대책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어민들은 어업활동 위축에 따른 생계대책마련을 외치고 있다. 또 중앙부처는 이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서천군은 3차에 걸쳐 환경영향평가를 보완해 환경피해 저감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산업적 기능에만 치우치지 않은 친환경적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 주택을 비롯해 공공기관, 생활편의시설을 갖추고 충분한 녹지도 확보하고 전체 면적의 10%인 37만평을 해양생태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도류제의 영향으로 새로이 갯벌이 생성되고 있는 유부도 일대 1,000만평은 야생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양질의 갯벌을 보존해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서천군 관계자는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은 정부가 약속한 정책 사업인데 이를 지키지 않아 정부에 대한 불신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미 지난 1994년부터 사업지구내 어민들에 대해 1,724억원의 보상도 이뤄지는 등 사업추진을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수산부와 환경부는 산업단지 조성예정지가 해양생태계의 핵심인 갯벌이라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어 3차례 보완해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일부 서천지역 환경단체가 전국단위 환경단체와 연대해 산업단지 조성 반대에 나선 것도 사업착공을 어렵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