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원칙 있는 승리


필자는 이번 19대 총선을 포함해 선거를 모두 다섯 번 치렀다. 그중에서 두 번은 연이어 낙선했고 세 번은 연이어 당선됐다. 선거를 치르다 보면 선거의 승리와 패배를 원칙에 입각해 4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경우는 '원칙 있는 승리'이다. 이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를 치르다 보면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두 번째 경우는 '원칙 없는 승리'다. 선거 승리를 목적으로 하다 보니 원칙은 사라지고 오직 당선만을 위해 현실적인 타협을 하는 경우다. 예를 들면, 이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당선을 위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경우다.

세 번째의 경우는 '원칙 있는 패배'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 지난 1995년 부산시장 선거 때, 그리고 2000년 16대 총선 때 부산에서 당선을 위해 무소속 출마를 권유 받았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무소속 출마도 기회주의에 영합하는 것이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그래서 당당히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고 결국 지역주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원칙 있는 패배'를 했다. 그렇지만 그의 '무모한 도전'에 감동한 지지자들이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를 만들었다. 비록 낙선했지만 강력한 지지층을 얻었고 '노사모'는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노풍'을 일으켰다.

네 번째의 경우는 '원칙 없는 패배'이다. 이 경우는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원칙을 저버렸으나 선거에 승리하지 못하고 패배한 경우이다.

현재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감히 묻고 싶다. 그동안 어떤 정치를 해왔는가. 나는 그동안 지역주의가 완고한 부산에서 '원칙 있는 정치'를 했다. 그리고 두 번 연속 떨어진 끝에 17대, 18대, 이번 19대 총선에서 3연속 당선을 했다. 민생에서 출발해 서민들의 신뢰를 얻었다. 그 진정성이 지역주의의 벽을 무너뜨렸다. 결국 원칙 있는 승리를 했다.

원칙을 지켜가며 정치를 한다는 것은 정말로 어렵고도 외로우며, 또한 가시밭길을 가는 것과 같다. 하지만 우리가 간직하고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 이제는 우리 모두 '윈칙을 지키는 정치'를 할 때다. 내가 민주통합당의 대선경선에 출마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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