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한 플래카드 불구 조합원 동요 역력 "지금 상황서 기댈 곳은 노조뿐" 한숨도 정리해고 통보 내달 8일 이후가 분수령
입력 2009.05.22 17:30:43수정
2009.05.22 17: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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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이냐 희망퇴직이냐" 쌍용차 술렁
총파업 돌입 쌍용차 평택공장에서는… 지도부 '옥쇄파업' 선언 등 강경분위기속결의대회 참석 예상보다 적어 동요 역력노조원 200명 하루새 희망퇴직 수용도
평택=서민우 기자 ingaghi@sed.co.kr
쌍용차 노조원들이 대거 사측의 희망퇴직 요구에 응하면서 쌍용차 노조의 총파업 열기가 하루 만에 사그라지고 있다. 하지만 노조 지도부가 '옥쇄파업'을 선언한데다 금속노조 조합원 2,000여명이 지원파업에 나서고 있어 사태해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22일 오후2시 전체 조합원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노조 집행부의 총파업 결의 뒤 파업 이후 상황을 염려한 200여명의 노조원들이 순식간에 사측의 희망퇴직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이날 결의대회에는 1,000여명만이 참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노조 집행부는 당초 예정한 총파업 선언 기자회견도 취소했으며 자체 집회만 진행하기로 하는 등 총파업에 전혀 힘이 실리지 않았다.
쌍용차 노조가 총파업을 선언한 다음날인 2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에 위치한 쌍용차 공장의 분위기는 '침울' 그 자체였다. 평소 북적이던 출근 행렬은 보이지 않았고 정문 앞에서 붉은 마스크를 쓴 일부 조합원들이 차량과 인원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오후부터 돌입하기로 한 '옥쇄파업'을 위한 사전조치였다.
정문을 들어서니 중앙도로를 사이에 두고 초록색 천막 15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다. 천막 앞에는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 '비타협 전면전으로 정리해고 분쇄하자' 등 쌍용차 노조가 준비한 강경한 내용의 플래카드들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과격한 문구의 플래카드와 달리 파업장 안에 있는 조합원들은 심적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다.
생산라인에서 20년째 근무한다는 조합원 김모(49)씨는 "어제 생산관리 팀장들이 전화로 일부 조합원들에게 정리해고 대상자임을 전했다"며 "우리 팀 15명 가운데 2명도 그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측의 요구를 받아들이려니 바로 직장이 없어지게 생겼고 노조의 주장대로 총파업에 나서려니 그나마 희망퇴직으로 받을 수 있는 얼마간의 돈도 포기해야 될 것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지난 8일 노동위원회에 2,405명의 해고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로 다음달 8일부터 법적으로 해고통보가 가능하다. 사측은 현재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으며 노조 측은 생산직을 중심으로 크게 반발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김씨의 경우처럼 심적으로 동요하는 조합원들이 점차 늘고 있는 상황이다. 총파업 결정 이후 희망퇴직을 결정한 노조원이 200명을 넘어섰다.
박씨는 "쌍용차 지부 집행부가 이날 오전 전체 조합원들에게 오후에 있을 집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조합에서 제명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귀띔했다.
정문 안 중앙도로를 중심으로 들어선 생산라인 공장과 도장 공장 등은 가동을 멈춘 채 무언의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공장 내부는 모두 불이 꺼져 있어 어두컴컴했고 멈춰선 라인 위에는 조립하다 만 차체들만 덩그러니 매달린 채 금속 냉기를 내뿜고 있었다. 프레스 공장 앞 터에도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액티언 차량 프레임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어 쌍용차의 앞날에 드리운 그림자를 보는 듯했다.
총파업 결의대회 참석 노조원이 저조해 고민에 빠진 한상균 지부장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회사가 정리해고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총파업 외에는 대안이 없지 않느냐"면서도 "사측과의 대화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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