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시장에 또 '애플發 먹구름'

최대수요처 애플 실적둔화 조짐에 주문감소 우려

낸드플래시 시장에 ‘애플발(發) 위기’가 재연될 것인가.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인 미 애플사의 실적이 둔화될 조짐을 보이자 낸드플래시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애플은 2년 전인 지난 2006년에도 실적악화로 낸드플래시 주문량을 크게 줄였으며 그 결과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낸드플래시 가격이 70%나 폭락했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팟 판매량 증가세가 4분기 연속 둔화되고 아이폰 역시 수십만대의 재고가 누적돼 애플이 최근 낸드플래시 주문량을 줄이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세계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애플이 낸드플래시 주문량을 줄일 경우 가뜩이나 공급과잉 우려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투자펀드인 니드햄의 에드윈 목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애플이 지난달부터 낸드플래시 주문량을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애플이 이번처럼 낸드플래시 주문을 줄였던 2006년에 낸드플래시 가격이 9개월 동안 70%나 급락했다”며 “올 상반기의 경우 공급증가에도 새로운 수요처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하락 압력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23일 지난해 4ㆍ4분기 아이팟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 증가한 2,210만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2,400만~2,500만대를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데다 올 1ㆍ4분기 미국의 경기둔화와 아이폰 신제품의 출시 지연 등의 악재로 애플의 실적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애플의 주가는 지난 한주 동안 19.4%, 연초 대비 35% 급락할 정도로 시장의 불안감이 심상치 않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