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2013년도(이하 미국회계 기준) 순이익이 11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애플은 28일(현지시간) 4ㆍ4분기(7~9월)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375억달러(약 39조8,000억원), 75억달러(약 8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주당 순이익(EPS)은 8.26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7.96달러)를 웃도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매출액 역시 시장 컨센서스(369억3,000만달러) 보다 높았다.
그러나 이 같은 애플의 4ㆍ4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 줄어든 수준이다. 전년동기 대비 순이익 감소세가 3분기째 이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회계연도 기준(10월~다음해 9월) 애플은 올해 370억달러의 순이익을 내 11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대비 이익이 줄었다. 다만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4% 늘었다.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아이패드 미니, 아이폰5C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보급형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매출 대비 총이익 마진율도 37%로 전년동기 대비 3%포인트 줄었다.
애플은 이 기간 3,380만대의 아이폰을 팔았다고 발표했다. 이 또한 시장 전망치(3,2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이번 분기 마지막주에 출시한 '아이폰5S' '아이폰5C'가 당초 우려보다 선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2014회계연도 1ㆍ4분기(10~12월) 매출액이 550억~580억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및 전년동기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출 총이익 마진은 36.5~37.5%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편 월가의 대표적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애플에 1,500억달러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것을 놓고 유명 정보기술(IT) 전문 칼럼니스트인 파라드 만주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애플 역시 수명이 짧은 IT 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자사의 현금을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며 "아이칸을 무시하라"고 전했다.
세계적 채권투자자인 빌 그로스 역시 "애플을 가만히 놓아두라"고 일갈하는 등 아이칸의 자사주 매입 요구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애플은 내년 3월 주주들에 대한 이익환원 변화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