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파병지 시설경비대장 피살

이라크 전역 치안불안 확산

이라크 북부 아르빌이 불안해지고 있다. 아르빌은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배치돼 평화ㆍ재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쿠르드 자치지역으로, 그동안 이라크 다른 지역에 비해 치안이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아르빌에 배치된 한국군 자이툰 부대의 공격을 촉구하는 글이 아랍어 웹사이트에서 발견된 데 이어 아르빌의 공공시설 총책임자가 암살되는 등 저항세력의 아르빌 침투 흔적이 나타나고 있다. ◇아르빌에도 저항세력 침투 = 이라크 저항단체를 자처하는 `안사르 알-순나군"은 24일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아르빌의 시설보호경비대(FPS) 대장인 타하아흐메드 대령을 암살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FPS는 이라크 경찰 산하조직으로, 공공시설 경비를 맡고 있다. 성명은 "우리의 전사들이 아르빌에 침투하는 데 성공해 아흐메드를 살해했다"면서 아르빌의 쿠르드족 최고지도자인 마수드 바르자니 쿠르드민주당(KDP) 당수도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명은 이어 이번 공격은 유대인의 친구들과 바르자니의 앞잡이들에 대한 명확한 경고라며 "우리는 당신들이 계속 두려움에 떨게 만들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 이라크 경찰은 아흐메드는 23일 자택 부근의 모스크에서 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무장괴한의 습격을 받았다면서 괴한들은 소음기를 장착한 총으로KDP 당원이기도 한 아흐메드를 8차례나 쏘아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성명의 내용이 진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안사르 알-순나는 = 안사르 알-순나(Ansar al-Sunnah Army)는 미 국무부가 지난 3월 37번째로 외국의 테러단체 리스트에 올린 안사르 알-이슬람에서 갈라져 나온조직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슬람을 지지한다'는 의미의 안사르 알-이슬람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비호 아래 아프간에서 자생해 9.11 테러 배후로 지목된 알-카에다와 함께 반미테 러공격의 선봉에 섰던 조직. 아프간 전쟁으로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면서 미국의 소탕공세가 격화되자 조직원들은 이란을 거쳐 이라크 전쟁 후의 혼란한 틈을 타 쿠르드족이 거주하는 술라이마니야와 키르쿠크, 아르빌 등 이라크 내륙으로 잠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사르 알-이슬람의 소규모 세포조직에서 이라크 전후에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진 안사르 알-순나의 의미는 이슬람 예언자인 무함마드(마호메트)의 언행과 가르침을 따른다는 것이다. 이 조직은 최근 요르단에서 훈련을 끝내고 귀국중이던 이라크 경찰관 9명을 살해했다고 자처하고 지난 8월31일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네팔 근로자 12명의 집단 살해사건도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등 이라크 북부지역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했던 납치 및 참수 살해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월1일 아르빌의 쿠르드민주당과 쿠르드애국동맹(PUK) 정당 사무실을 동시겨냥해 109명의 사망자를 낸 폭탄테러 사건은 안사르 알-이슬람과 순나 조직의 합작품이라는 얘기가 있다. ◇이라크 전역 불안 확산 =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이끄는 이라크 무장저항단체인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도 24일 이라크 신병을 최근 집단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한 이슬람 웹사이트에 올렸다. `타우히드 왈 지하드'는 최근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에게 충성맹세를 한 뒤 `이라크 알-카에다 지하드 조직'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이라크 알-카에다 지하드 조직의 아들들이 48명의 부패한이라크군 병사들을 살해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성명의 진위 여부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라크 경찰은 훈련을 마치고 귀대하던 이라크 신병 49명이 바그다드 북동쪽 바쿠바 인근에서 사살된 채 발견됐다고발표했다. 경찰은 23일 37명의 사체를 발견한 데 이어 24일 12명의 시신을 추가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또 이라크 이슬람군을 자처하는 한 조직도 24일 바그다드공항 인근의 미군 기지에 박격포 공격을 가해 미국 외교관이 처음으로 숨졌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 관리들은 바그다드공항 근처의 빅토리 기지에서 저항세력의 박격포 공격으로 바그다드 미국대사관에서 지역안보 담당 부참사관으로 근무하던 에드사이츠가 사망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사이츠는 미국 외교관이 이라크전 이후 사망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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