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의 눈이야기] 황사와 결막염

벌써 3월 하고도 중순이다. 점점 세월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요즘 같아서는 날아간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빠르다. 길을 지나다가 문득 새파랗게 올라오는 새싹을 보면서 신선한 느낌과 생명력을 느낀다. 이젠 추위는 기억 속에서 아스라히 사라져가고 그야말로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는 건 우리의 큰 축복 중에 하나인 것 같다. 그런데 만물이 소생하는 깨끗한 봄을 더럽히는 게 두 가지가 있다. 꽃가루와 황사 현상이다. 황사현상은 봄철 중국대륙이 건조해지면서 생긴다. 중국 북쪽과 몽골사이에 있는 고비사막과 황하 상류지대에서 생긴 흙먼지가 강한 상층기류를 타고 3,000∼5,000m 상공으로 올라가 초속 30m정도의 편서풍에 실려 우리 나라에 날아오는 것이다. 이 때 작은 황진이 호흡기관으로 깊숙이 침투하면 천식ㆍ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눈에 붙으면 결막염이나 안구건조증 등을 유발한다. 그래서 황사현상이 일어나면 눈병환자가 급증해서 안과가 붐빈다. 황사와 봄철의 건조한 공기때문에 자극성 결막염과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기기 때문이다. 눈이 가렵고 눈물이 많이 나며 빨갛게 충혈되고 눈에 뭔가 들어간 것 같은 이물감을 느끼는 것이 주된 증상이다. 눈을 비비면 끈끈한 분비물이 나오고 심할 경우엔 흰자위가 부풀어오르기도 한다. 이 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나 집안에만 있을 수 없고 부득이 외출해야 할 경우 보호안경을 끼는 것이 좋다. 또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낸다. 그러나 소금물은 눈을 자극하므로 피해야 한다. 결막염 초기 증세가 의심되면 깨끗한 찬물에 눈을 대고 깜박거리거나 얼음찜질을 해주면 증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2% 크로몰린 소디움을 눈에 넣어 예방할 수 있으며 혈관수축제와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치료한다. 그래도 낫지 않으면 전문의를 찾아 처방에 따라 안약을 써야 한다. 함부로 자가 진단해 안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 더 큰 병을 부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박영순ㆍ윤호병원안과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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