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전용기서 기자환담 생략… 조용한 순방길

이병기 成리스트 언급 부담됐나
현정택 수석이 대표로 배웅

박근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중남미 4개국 순방을 위해 콜롬비아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출입기자들과 별도의 인사를 나누지 않았다.

통상 박 대통령은 해외순방 때 전용기가 성남 서울공항을 이륙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현안에 대해서 환담을 나눴지만 이날은 기자들과 별도의 환담시간을 갖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기내 좌석을 돌아가면서 일일이 기자들과 인사하는 환담시간은 20분가량으로 풍성한 순방성과를 희망하는 기자들의 덕담과 박 대통령의 정책구상 등으로 웃음꽃을 피우는 것이 보통이다.

박 대통령이 이날 '환담 생략'을 결정한 것은 세월호 참사 1주년으로 나라 전체가 슬픔에 젖어 있고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이완구 국무총리를 비롯해 친박근혜 핵심 인물들이 금품수수 의혹에 연루돼 있는 등 시국이 어수선한 만큼 조용하게 순방을 준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 서울공항에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대신 현정택 정책조정 수석이 청와대 참모진을 대표해 박 대통령을 배웅했다. 이 비서실장이 성완종 리스트에 언급된 데 따른 부담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