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가장 언론에 많이 오르내렸던 곳은 바로 남태평양의 섬나라인 투발루다. 최고점 해발이 4m인 투발루는 해수면이 상승, 국토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 상태다. 발리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도 투발루는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수몰 위기에 처한 투발루가 자국에 대한 긴급대책을 국제사회에 요구한 것. 투발루는 오는 2010년까지 수몰을 막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제공해줄 것을 촉구하는 한편 홍수와 높은 파도로 위협을 받는 주택의 이전, 폭풍우에 강한 주택 건설, 지하수에 해수 침입으로 부족해진 식수 확보, 파도를 막아주는 나무 심기 등 구체적인 안을 내놓았다. 또 투발루는 실제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국제적인 보험제도’를 신설해줄 것을 국제사회에 요청한 상태다. 온난화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이 국제사회를 상대로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총회에서는 1만7,000여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의 많은 섬들이 바다 속에 잠기게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현재 같은 속도로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2035년 자카르타 공항이 물에 잠겨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며 2080년에는 바다로부터 10㎞ 떨어진 자카르타의 대통령궁도 물에 잠기게 되고 1만7,000여개 섬 중 2,000개 이상이 잠긴다는 것이다. 또 몰디브와 피지ㆍ키리바티ㆍ투발루와 카리브해 연안의 몇몇 국가 등 작은 섬나라들은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가 사라질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환경론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철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