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규제론을 앞세운 민주당의 여성 정치인 로빈 켈리(56)가 일리노이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총기 규제 강화 입법에 박차를 가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의회 지원군 한 명을 새로 얻게 됐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제시 잭슨 주니어(48·민주) 일리노이 연방하원의원이 선거자금 유용 혐의로 10선 당선 보름만에 사퇴하면서 열린 이번 보선에서 켈리가 압승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켈리는 전날 실시된 일리노이 2지구 보궐 선거에서 70.8%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공화당 주도의 연방하원에서 민주당 의석을 지켜냈다. 상대 후보였던 폴 맥킨리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은 22.1%에 불과했고, 나머지 군소 후보들의 지지율은 각각 3% 미만에 그쳤다.
켈리는 당선 소감을 통해 “나는 정치 신인이고 여성이다. 일리노이 주가 배출한 두번째 흑인 여성 연방하원의원이기도 하고 도시가 아닌 교외지역 거주자이기도 하다”며 다양한 입장에서 주민 의사를 의회에 전달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잭슨 스캔들’로 흔들린 지역구를 바로 세우는데 최우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전미총기협회(NRA)와 ‘티파티’(극우 성향 유권자 단체) 등 주민 안전을 가로막는 총기 옹호 세력에 맞서 싸워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켈리는 지난 2월 실시된 민주당 경선에서 총기 옹호론자인 데비 할버슨(58) 전 연방하원의원(일리노이 11지구·2009~2011)을 제치고 승리했다. 당시 강경 총기 규제론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할버슨 전의원을 낙선시키기 위해 230만 달러(약 25억원) 이상을 일리노이주 선거판에 쏟아부어 관심을 모았다. 블룸버그 시장의 개입은 공격용 무기 판매금지를 주장하는 켈리의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켈리는 일리노이 주의원, 주재무관 비서실장, 쿡카운티의장실 최고행정책임자 등을 지냈고 지난 2010년 일리노이 주재무관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경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