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서울고등법원은 1심에서 벌금 3,000만원이 선고된 곽 교육감에게 후보자 매수행위는 중대 범죄라며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내렸다. 곽 교육감은 법정구속이 되지 않아 대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직무를 유지할 수 있게 됐지만 법률심인 대법원에서 사실관계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
곽 교육감은 이런데도 진실을 밝히겠다며 대법원 상고는 물론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버티고 있으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수도 서울의 교육수장인 교육감이 1심과 2심에서 연달아 유죄 선고를 받았는데도 재판부에 어깃장을 놓는 모습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흠집이 날 대로 나 권위가 묵사발이 된 사람이 공인으로서 권한을 행사하면 정책은 더 비틀리고 정치공방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곽 교육감은 이제라도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는 추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스스로 교육감직에서 물러나 남은 재판을 받는 것이 순리를 따르는 길이다.
당장 걱정스러운 것은 서울시 교육행정의 혼란이다. 곽 교육감은 재판을 받는 와중에도 독단적인 업무추진과 무리한 인사권 행사로 끊임없이 분란을 일으켜왔다. 그가 행여 남은 기간에 혁신학교 설립이나 무상급식 확대 등 기존의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인다면 가뜩이나 갈피를 못 잡는 교육정책 전반에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법원이 곽 교육감을 법정구속하지 않은 것은 개인 인권보호 차원인 만큼 곽 교육감은 어떤 형태로든 자숙하는 것이 현시점에 공인으로서 취할 자세다. 법원의 선처에도 불구하고 당연한 법적 권리인 양 교육감의 직권을 휘두른다면 피해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곽 교육감은 2심 형량이 1심보다 크게 높아진 점을 직시해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끝까지 가겠다고 고집하면 결국 명예ㆍ자리ㆍ지지자 모두를 잃게 될 것이다.
재판부는 3심 재판을 조속히 진행해 확정판결을 내림으로써 교육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 진보세력도 진영논리보다는 교육이라는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