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이 한미은행과의 합병을 계기로 점포 수를 30여개 확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미은행의 우량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프라이빗뱅킹(PB) 영업을 시작하고 신용카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당국의 한 고위관계자는 14일 “씨티그룹의 합병전략이 ‘비용절감’보다 ‘수익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합병 이후 30개 점포를 확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점포가 확충되면 일정 수준의 여유인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미은행은 225개, 씨티은행은 12개의 지점을 갖고 있다.
그는 “외국계 금융기관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지만 씨티의 인력구조는 상ㆍ하위직 비중이 높은 ‘아령형’인 반면 한미는 중하위직 비중이 높은 ‘피라미드형’이기 때문에 중복되는 인력 규모가 작다”며 “조직 및 인력 구조조정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은행은 또 한미은행의 우량 중소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PB 등 종합금융업무를 강화해 비이자 수익 기반을 확충해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씨티그룹은 멕시코 바나멕스은행을 인수한 후 이 은행의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소비자금융을 추진해 성공한 바 있다.
씨티그룹은 이와 함께 세계 최대의 신용카드 사업자로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한국 내 신용카드 사업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총자산을 연 5% 이상씩 늘리고 향후 5년간 8% 내외의 수수료 수입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씨티그룹의 한미은행 인수합병을 계기로 국민ㆍ우리ㆍ하나ㆍ신한은행 등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추가적인 은행 합병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2금융권 역시 씨티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진 만큼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씨티그룹은 최근 리처드 잭슨 씨티은행 소비자금융 부문 대표와 이영희 외국금융기관노동조합(FFAU)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연봉 8.5% 인상 및 고용승계, 조합원 강제 해고ㆍ퇴직 금지 등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