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바람부는 부동산시장] 움츠린 분양시장 '미분양' 노려볼까

'숨은 진주' 많아 실수요자엔 내집마련 기회
택지지구·1,000가구 이상 대단지 물량 주목
주변시세와 비교·단지환경도 꼼꼼히 살펴야


“분양시장 침체기에는 미분양 아파트를 노려라” 실수요자라면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아 내집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분양시장이 잔뜩 움츠러들면서 신규 분양물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들을 중심으로 상반기 예정된 아파트 분양을 하반기나 내년으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파트 값은 각종 정부대책에도 불구하고 천정부지로 치솟아 기존주택으로 내집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3,349가구로 지난해 12월말(6만9,133가구) 대비 23% 줄었다. 특히 서울이 612가구에서 380가구로, 경기도는 1만3,076가구에서 5,869가구로 각각 38%, 60% 감소해 서울ㆍ수도권의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이는 올 초부터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자금여력이 약한 서민들이 미분양주택을 많이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분양 아파트는 입지여건, 분양가 등 여러가지 이유로 소비자들의 눈을 끌지 못해 일정한 청약기간내 분양되지 못한 물량을 말한다.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라고 해서 모두 인기 없는 아파트라며 외면할 필요는 없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분양 당시 청약자들로부터 특별히 주목받지 못했던 단지의 미분양 아파트가 나중에 호재를 만나 계약자들에게 효자노릇을 하는 사례도 많다”며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내집마련을 위해 발품을 판다면 의외로 많은 소득을 거둘 수 있다”고 밝혔다. 미분양 아파트 가운데 대형 브랜드도 많고 입지여건이 뛰어나거나 평면ㆍ마감재 등이 훌륭해 가격상승 잠재력이 높은 아파트도 많다. 그중에서도 대부분 생활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거나 교통ㆍ교육여건이 비교적 좋아 선호도가 높은 택지개발지구 또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미분양 아파트가 단연 인기다. 남흥건설이 지난 4월 경기 김포 장기지구에 평당 분양가 1,000만원선에 공급한 315가구중 41평형이 미분양중이다. 대한주택공사가 지난해 8월 공급한 경기 의정부 녹양지구 3ㆍ4단지의 32ㆍ33평형도 아직까지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부산 명지지구의 롯데 캐슬과 영조 퀸덤, 울산 구영지구의 대우 푸르지오, 경남 양산 물금지구의 현진 에버빌 등도 미분양 상태에 있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수도권 일대 미분양 물량 가운데 1,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미분양 물량도 7개 단지 약 370가구에 달한다. GS건설이 지난해 7월 경기 오산 청호동에 공급한 ‘오산 자이’ 아파트는 32~46평형 1,060가구중 33평형 150가구가 현재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SK건설이 지난해 5월 의정부 가능동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가능동 SK 뷰’(1,029가구)도 일반분양분 542가구중 7가구(32ㆍ24평형)도 미분양 중이다. 경기 화성 봉담읍의 ‘임광 그대가 2차’ 20가구(30ㆍ34평형), 인천 송림동 ‘풍림 아이원’(16ㆍ23평형) 67가구, 인천 가좌동 ‘한신 휴플러스’(24~52평형) 36가구도 미분양 물량으로 눈길을 끈다. 미분양 아파트에는 각종 혜택이 듬뿍 제공돼 정상 분양 때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분양받을 수 있다. 주택업체들은 미분양을 빨리 소진하기 위해 계약금을 할인해 주거나 계약금 분납, 중도금 무이자 융자, 이자후불제, 잔금이월, 발코니 확장 또는 새시 무료 시공 등의 혜택으로 수요자들을 유인한다. 게다가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는데는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청약 당첨 후 5년내 재당첨 금지 적용에서도 제외된다. 지방거주자의 경우 서울지역에 순위내 청약은 하지 못하지만 미분양분에 대해서는 선착순 계약이 가능하다. 정상 분양 때와 달리 동ㆍ호수 지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추첨이 아닌 선착순으로 분양되므로 먼저 선점하는 사람이 집주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는 일단 소비자의 외면으로 발생하는 것인 만큼 무턱대고 갖은 유인책에 현혹돼 분양받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알짜 미분양 물량을 고르려면 이것저것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우선 청약률과 계약률이 왜 다른지 분석해야 한다. 최근엔 청약경쟁률이 높아도 실제로 계약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업지들은 당첨자 자격미달로 인한 미계약분, 회사보유분이라는 식으로 높은 청약률만을 내세워 계약자를 현혹하게 마련이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주택 내부설계와 단지 내 배치가 잘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주위에 혐오시설은 없는지, 편의시설은 충분한지, 교통여건은 좋은지 등 주변환경을 관찰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주변시세와 비교, 분양가가 턱 없이 높이 책정된 것은 아닌지 점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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