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위 소집안팎] 反戰여론 확산 사상 첫 실시

여야 의원 68명이 28일 국회 전원위원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고 이를 박관용 국회의장이 수용함으로써 16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전원위가 열리게 됐다. 민주당 김영환ㆍ정범구, 한나라당 서상섭, 개혁국민정당 김원웅 의원 등 `국회 반전ㆍ평화 의원 모임`은 전날 회의에서 전원위 소집 요구 방침을 결정한 뒤 하루만에 의원 71명의 서명을 받았다. 당초 보도자료에는 서명의원이 72명으로 돼 있었으나 기자회견 도중 민주당 강봉균ㆍ김명섭ㆍ이훈평,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을 제외, 68명으로 줄었다가 소집요구서 제출 직후 강 의원을 뺀 3명의 의원들이 참여, 서명 의원 수는 모두 71명으로 수정됐다. 71명을 정당별로 구분하면 민주당 51명, 한나라당 17명, 개혁국민정당과 자민련, 무소속 각각 1명이다. 서명의원들은 이어 의원회관에서 파병안에 대한 공청회를 연 뒤 전원위 전략을 논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박 의장은 이날 서명의원들의 소집요구서를 전달받은 자리에서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국무위원들의 인사를 받고 파병안을 상정한 뒤 곧바로 전원위를 개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최구식 의장 공보수석이 전했다. 박 의장은 이어 여야 총무들을 만나 “전원위를 이틀 요구하면 수용할 생각”이라며 “논의는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해야 하지만 회의를 고의로 지연시키려는 의도라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명의원들이 파병안에 대한 무기명 비밀투표를 반대한데 대해서도 “비밀투표를 할 생각은 없고 역사 앞에 책임지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원위가 소집됨으로써 파병안 처리는 이번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날인 31일로 미뤄졌다. 전원위 소집에 앞서 박 의장이 민주당 정균환, 한나라당 이규택, 자민련 김학원 총무를 불러 긴급 3당 총무회담을 마련, 31일 본회의를 열어 파병안을 처리키로 합의했다. 전원위가 파병안 처리여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의원들의 논의 방향과 이라크전의 전황, 국내외 여론 동향이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추세로는 국내외 반전여론이 높아지면서 파병반대 의원도 늘어나고 있고 이라크전도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전원위 논의가 아무래도 파병 반대론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국회사상 최초로 전원위를 열어가며 국회가 고심하는 흔적을 보인 만큼 의원들이 다소 여론의 부담을 덜고 본회의 표결에 임하게 돼 파병 동의안 처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있다. <남문현기자, 구동본기자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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