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외국인들만의 잔치’

주식시장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강도높은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으로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으나 국내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외국인만의 잔치판`으로 전락하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사상최고수준에 이른 가운데 40%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고, 국내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난 6개월새 외국인은 모두 44조원의 평가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보유한 상장주식 시가총액(보유주식수*주가)은 종합주가지수가 연중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3월17일 76조1,235억원에서 21일 현재 130조6,310억원으로 무려 59.41% 증가, 외국인은 무려 44조262억원의 평가차익을 올렸다. 이 기간중 외국인은 무려 10조4,813억원 어치의 순매수로 상승세를 이끌었고 이에 따라 전체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35.84%에서 39.62%로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사자 공세는 22일에도 계속됐다. 종합주가지수는 기관과 개인들의 매물공세로 전일보다 0.61포인트(0.07%) 하락한 779.28포인트로 마감했으나 외국인들은 2,979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8,000원(1.73%) 오른 47만원으로 마쳐 사상최고가를 기록했다. 외국인들과는 대조적으로 국내투자자들은 `엑소더스(증시 대탈출)`에 나섰다. 국내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은 올들어 지난 21일까지 각각 6조4,420억원, 5조1,719억원을 순매도, 모두 11조원이 넘는 주식을 팔고 증시를 떠났다. 주식비중을 줄인 국내투자자들은 `풍요속의 빈곤`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특히 외국인투자가들은 국내 우량주에 대한 `싹쓸이`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시가총액 상위 10개종목에서 전체 평가이익 44조원의 절반이 넘는 28조1,607억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전자 한 종목에서만 무려 14조4,634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증권전문가들은 외국인 독주장세 심화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취약한 시장구조를 더욱 약화시키며 ▲지수가 시장상황을 정확히 반영치 못하는 왜곡현상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사례 등 여러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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