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스페인 텔레포니카와 IoT 제휴

IoT 글로벌 짝짓기 가속… 삼성, 스마트홈 절대 강자 꿈꾼다



스마트홈 플랫폼을 자체 개발할 뿐 아니라 이제는 타사 플랫폼에 가전기기를 공급하는 상태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가 올 초 "2020년까지 삼성의 모든 기기를 IoT로 연결하겠다"고 말한 것과 같은 줄기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의 스마트홈 사업 확대 전략이 과거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한 방식과 유사하다는 점이다.

삼성은 애플과 샤오미 등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완제품 시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는 가전기기와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전자 부품은 물론 스마트 기기, 소프트웨어까지 다양한 사업군을 거느린 삼성전자만이 가능한 방식이다.

삼성은 지난해 미국에서 '스마트싱스'를 인수했는데 이는 이번에 손을 잡은 텔레포니카의 '싱킹 싱스'와 같은 플랫폼 개발업체다. 지난달에는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스마트홈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개방형 반도체 모듈인 아틱(Artik)을 공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을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인텔, 리눅스 재단 등과 협력해 만든 타이젠이 대표적이다. 삼성은 중저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스마트TV 중심으로 타이젠OS 탑재 비율을 늘리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전략의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스마트홈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기업과 가전업체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80억달러(약 49조원)로 추산되는 전 세계 스마트홈 시장은 연평균 19% 성장해 오는 2019년 1,115억달러(약 11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발한 업체만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합쳐 50군데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이들과의 주도권 다툼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아틱의 경우 인텔이 내놓은 '큐리'와 한 판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지난달 내놓은 스마트홈 통합 OS인 브릴로, 애플의 홈킷은 소프트웨어 OS 분야에서 타이젠과 맞서는 플랫폼이다. 이밖에 도시바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약을 맺고 삼성-텔레포니카 연합의 라이벌로 떠올랐다.

관련 업계에서는 가전에서 소프트웨어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삼성전자가 스마트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물론 구글·애플·인텔과 같은 선진 업체들에 비해 아직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없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타이젠이 공개된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지 못하다"면서 "아직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역량만큼은 선두 기업들보다 다소 처진 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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