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도 1兆8,000억 적자"

원화강세·통안채 급증 탓…"만성화 대비책 필요" 지적


원화 강세와 통화안정증권 발행 증가로 한국은행이 올해도 지난해와 유사한 1조8,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의 적자가 장기화되지 않도록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수석자문위원실에 따르면 올해 한은의 총 수익은 지난해 7조4,877억원보다 늘어난 10조24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총 비용이 9조3,653억원에서 11조8,204억원으로 증가함에 따라 총 1조8,1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지난 2004년 당시 10년 만에 1,502억원 적자로 돌아선 후 지난해에도 1조8,776억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이 같은 적자구조는 지난해 과다한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면서 이에 따르는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탓으로 풀이된다. 통안증권 이자는 지난해 6조1,44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상반기에만 3조2,583억원이 발생, 연간으로는 7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울러 한은이 국제금리에 연동해 외국환평형기금에 제공하는 이자도 국제금리 상승과 외평기금 규모 확대로 늘면서 지난해 1조5,664억원에서 올해 2조2,147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 반면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인해 외화증권 매매이익이 지난해 7,188억원에서 올해 1,644억원으로 감소했다. 또 원화 강세로 인해 외화표시 수입의 원화 가치도 하락해 적자규모를 크게 줄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경위 수석전문위원실은 올해 예상되는 1조8,000억원대의 적자는 한은 내부 적립금 3조7,748억원으로 감당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적자가 발생하면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위원실은 한은의 적자구조가 고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순익금의 10%인 한은의 법정적립금 비율을 올리고 환율재평가 적립금을 별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위원실은 중소기업대출 활성화를 위한 총액한도대출 규모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책금융 성격이 강한 9조6,000억원 규모인 총액한도대출을 줄이면 그만큼 통화증가에 따른 통안채 발행 규모를 축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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