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들 「정부안」 성토/금통위 본회의 발언요약

◎“경제학 원론도 모르는 사람들이 만들어/한은서 감독기능 분리 군인의 총뺏는 격”/거친표현 동원 맹공 문제점 공감분위기금통위원들은 19일 본회의에서 정부의 금융개혁안에 대해 「경제학원론도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 「몸통에서 팔을 잘라내 따로 두는 격」 등의 거친 표현까지 서슴지 않으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회의에는 김인준 서울대 교수, 이재웅 성균관대 교수, 김재윤 전 한은부총재, 윤석범 연세대 교수, 김광두 서강대 교수, 안승철 제일금융연구원 고문, 박재윤 전통상산업부장관 등 금통위원이 모두 참석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한 참석자는 회의가 끝난 후 정부안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이 참석자가 전한 금통위원과 이총재의 발언내용을 소개한다. A위원=총재 임명절차가 잘못돼 있다. 총재를 맡게되는 금통위의장을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은 사실상 재정경제원의 간여를 초래한다. 물가억제목표제를 도입해 한은총재를 해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악용될 소지가 있다. 어떤 경제학자가 통화관리에 따른 물가상승분을 가려낼 수 있겠느냐. 경제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만든 무지의 소치다. 또 경제가 복합적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으로부터 외환관리기능을 분리한 것은 말이 안된다. 외과의사가 몸통에서 팔을 잘라내 따로 두는 것과 같다. 한은에서 은행감독기능을 분리하는 것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에게서 총을 빼앗는 격이다. 또 경비성 예산에 대해 재경원 승인을 받도록 하면 통화관리에 영향을 미치고 중립성이 훼손된다. 앞으로 입법통과가 저지되도록 노력하겠다. B위원=다음 정권에 가면 바뀔텐데 하필 이 정권에서 개혁을 시급히 추진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C위원=금융개혁은 합리적이고 냉철하게 추진해야 하는데 「밥그릇 싸움」으로 비춰지는 것이 문제다. 각 기관이 맡은 바 소임을 충분히 다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 D위원=물가안정목표제는 우리 현실에 비춰 불가능하다. 총재 임기 보장이 필요하다. 전체적인 통합에는 찬성하지만 한은이 건전성 관련 감독기능을 가져야 한다. 한은의 경비성 예산을 어느 한곳에서 감시해야 한다는데는 동의한다. E위원=금통위가 시간을 갖고 심도있게 논의해서 금통위 의견을 반영하도록 해야겠다. 금통위는 입법과정에서 자문을 받아 답신을 해주도록 돼있다. 금통위의 공식적인 견해는 오늘 결정되지 않았지만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토해 자문답신과정에서 반영하자. 이총재=금통위의장을 국무회의가 심의하는 것은 더 중립적일 수 있다. 금통위의장을 물가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하도록 한 것도 이를 이유로 정부의 통화관련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적이라고 본다. 물가안정목표제가 최선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꼭 이를 고집할 생각은 없다. 문안, 방법 등을 입법과정에서 고칠수 있을 것이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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