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풍맞는 중국경제

日기업 이탈로 고용·세수 뚝

중국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격해질수록 중국 기업이나 지역경제가 역풍을 만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자동차 등 일본 제품의 상당수를 중국인이 중국산 부품으로 만드는 탓이다. 중일갈등이 심화될수록 일본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겠지만 중국경제의 후유증도 만만치 않은 셈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일본 자동차의 90%는 중국에서 생산되고 조달부품의 90% 역시 현지에서 공급된다. 일본 자동차의 매출이 급감하면 중국 내 부품업체의 매출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상당수 중국 자동차 업체는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일본 기업에 의지하고 있다. 광저우자동차의 경우 혼다ㆍ도요타자동차와 합작사에서 나오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에 육박한다. 반면 일본 자동차는 글로벌 매출 가운데 중국 생산비중이 25%를 밑돈다. 일본 자동차를 불매할 경우 매출 측면만 놓고 보면 일본 기업보다 중국 자동차 업체가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실제 광저우자동차의 주가는 중일갈등 이전인 지난 8월 초 주당 7.5위안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5.3위안까지 빠졌다.

사정은 전자ㆍ식품 업체도 마찬가지다. 이들 제품 역시 대부분 현지에서 생산돼 매출급감이 장기화하면 중국인 근로자의 대량해고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후지쓰종합연구소는 "중국에서 일본계 기업의 고용인력은 1,000만명에 이르고 납세하는 기업만도 2만5,000여개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본계 기업의 중국 생산위축이 고용대란과 세수감소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내 일본 자동차 공장이 대거 포진한 광저우에서는 조업축소가 진행되고 있다. 혼다GAC의 한 근로자는 "과거 하루 2교대로 일했지만 최근 판매량이 줄자 이제는 이틀에 한번꼴로 근무한다" 고 말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자 상권도 위축되고 있다. 닛산ㆍ둥펑자동차 공장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니우 헤구오(27)씨는 "근로자들의 월급이 적어지면서 매출도 덩달아 줄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호텔이나 주점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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