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실패하면 99년 -1.5% 성장

금융.기업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현재의 일본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내년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구조조정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세계경제의 침체 및 달러 강세가 유지되면 성장률이 마이너스 1.5%를 기록, 경기회복이 크게 지연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1998∼1999년 경제전망’을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KDI는 경제구조조정으로 은행대출금리가 올 하반기 연 15%, 내년에는 11%까지 내려가고 엔-달러 환율이 하반기 평균 1백35엔, 99년 1백10엔으로 대폭 절상될 경우 경제성장률은 올해 -6.4%, 내년에 2% 내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내수침체에 따른 수입감소세가 이어져 98년 3백70억달러, 99년 2백90억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98년 7.6%, 내년도 3.0%, 실업률은 98년 7.2%(1백54만명), 내년에는 8.2%(1백77만명)로 예측했다. KDI는 그러나 금융기관 부실채권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대출이자율이 내년에도 13%대를 유지하고 엔-달러 환율이 올 하반기 1백35엔, 99년 1백30엔 수준을 유지할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은 98년 -6.6%, 99년 -1.5%이 된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경상수지 흑자는 98년 3백80억달러, 99년 3백9억달러, 소비자물가는 올해 7.4%,내년 1.7%로 전망했으며 실업률은 내년에 8.9%(1백80만명)로 내다봤다. KDI 沈相達 거시경제팀장은 “내년도 우리경제는 세계경제의 회복속도와 엔-달러 환율, 구조조정 성과에 따라 달라진다”며 “종합적으로 볼때 내년에는 0∼2%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DI는 또 현 상황은 인플레이션보다 디플레이션이 더 우려되는 상황이므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내에서 통화공급량을 확대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낮추는 동시에 금리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국채를 일부 인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기업의 막대한 잠재적 부실을 고려할때 정부가 금융구조조정 재원으로책정한 64조원은 크게 부족하다며 공채발행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KDI는 공기업구조조정과 관련, 기획예산위원회의 민영화 방안이 총체적으로 미흡하다고 보고 이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