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절충 본격화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4일 대북송금 특검법을 둘러싼 정국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본격적인 절충에 착수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대통령-여야중진 회동`을 조기 성사시켜 특검법 논란을 잠재운다는 방침에 따라 이날 한나라당과 사전접촉을 갖는 등 협의에 들어갔다. 노무현 대통령은 여야 중진들과의 회동에 앞서 사회 각계원로 및 시민단체 대표들과 연쇄면담을 통해 여론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경제와 민생을 위한 회동에는 응할 수 있지만 특검법 협상은 안 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국회에서 통과된 특검법의 조속한 공포를 촉구해 진통이 예상된다.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야당측 인사들과 접촉을 갖고 남북관계와 국익 등을 고려해 여야 협의를 통해 특검법 수정안을 마련해 달라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특히 대북송금을 위한 국내자금 조성부문은 철저히 수사하되 대외거래부문은 수사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제한적인 특검법안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5, 6일 강원용 목사ㆍ이돈명 변호사ㆍ함세웅 신부ㆍ강만길 상지대 총장 등 원로급 인사 및 시민단체들과 두루 접촉, 특검법과 거부권 행사 문제 등에 관한 여론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 정균환 총무는 불교방송에 출연, “노 대통령이 여야중진 회동의사를 밝힌 것은 대화와 타협에 의한 국회중심의 정치실현에 도움이 된다”며 “특검법은 내용과 절차에 오류가 있으므로 대통령이 헌법에 주어진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호웅 의원은 “여야가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은 특검법이 다수결로 통과돼 합법적이라고 하지만 그런 식의 논리라면 대통령의 거부권도 헌법에 보장된 합법적 권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은 “특검법을 수정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만큼 청와대 회동이 특검법 수정을 위한 것이라면 만나지 않겠다”고 말하고 “송금이 대부분 해외에서 벌어졌는데 이를 수사하지 말자는 것은 수사를 포기하자는 것과 같다”며 `제한적 특검법안`의 수용 불가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제와 민생을 위해선 청와대에서 오라면 가고 여ㆍ야ㆍ정 3자가 참여해 논의하자면 할 것”이라며 “경제 얘기를 하다 특검을 얘기하면 특검의 정당성과 거부권의 부당성을 충분히 설명하겠으나 (특검법에 대해) 협상하자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배 정책위의장은 “노 대통령은 특검법을 빨리 공포하고 특검 임명을 서둘러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안의식,임동석기자 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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