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이 유가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절전을 비롯한 에너지 절약형 `짠돌이 영업'에 일제히 돌입했다.
앞서 산업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지난 16∼19일 자율 에너지 절약을 약속한 백화점과 할인점 등의 절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일부 유통업체들이 약속 미이행으로 여론 일각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또 한편으로는 소비 경향 차원에서 일부 에너지 절약형 제품들의 매출이 뛰는등 고유가 상황이 유통가 안팎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최근들어 `에너지 절약 지침' 3단계 시행에들어갔다.
이에 따라 매장 점, 소등을 영업 시작과 마감에 맞춰 거의 시차없이 진행하고있다.
예컨대 영업 시작 90분전에는 전체 점등의 5%만 하고 60분전 20%, 5분전 100%를하는 것으로 점등 단계를 축소했다. 이전에는 4, 5단계로 중간중간 불을 더 켰었다.
또 매장 내에 있는 화장실에도 하나 건너 하나씩 격등 점등하거나 절전 전구로교체하고 세면대 수압까지 낮췄다.
전층을 운행하던 엘리베이터도 홀, 짝층 운행으로 바꾸고 매장 전체의 실내온도도 24∼26도에서 25∼27도로 높였거나 높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수도권 7개점은 승용차 대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짐을 들어주는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하고 손님이 가장 많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투입하는 서비스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또 압구정 본점은 자가용없이 쇼핑나온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신사동, 청담동,압구정동 등을 중심으로 무료 배송 횟수를 하루 3차례에서 5차례로 늘려 운영한다.
신세계백화점도 본점의 외부 사인몰 소등 시각을 자정에서 저녁 8시로, 외장 광섬유 소등을 이튿날 새벽 2시에서 당일 밤 10시로, 주변 가로등 소등을 밤 10시30분에서 밤 10시로 각각 조정하고 향후 정부의 추가 에너지 절감시책이 나오게 되면 그에 맞춰 더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매장내 엘리베이터를 영업 시작 30분전부터 가동해왔으나 최근들어 10분전부터 가동하는 것으로 20분간 줄였다.
신세계 이마트는 평소 영업 시작 30∼40분전부터 점등하고 무빙 워크도 전면 가동해왔으나 이를 각각 영업 시작 15분전, 5∼10분전으로 단축했다.
또 점포마다 사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옥외 광고탑 소등도 자정에 하던 것을 폐점 직후로 앞당겼다.
롯데마트는 중동산 두바이유가 배럴당 55달러를 상회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2단계 에너지 절약 시행에 들어가 매장 조도를 다소 낮추고 정부 권장에 따라 실내온도도 26도 안팎에 맞춰나가기로 했다.
또 영업 준비를 위한 에너지 사용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매장 안팎의 이러한 에너지 절약 흐름과 함께 소비자들의 절전형 상품 등의 선호 추세도 뚜렷해 지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연비 절감 등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자동차연료첨가제와 엔진세정제 매출이 지난해 이맘때보다 27% 가량 늘었고 전력 소모량이일반 전구의 5분의 1 수준인 3파장 램프 등 각종 절절형 제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도 3파장 램프는 물론 절전형 멀티탭, 가스절약 터보기, 주방형 절수기 등 여러 절약형 제품들이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으며 샴푸, 린스,세제,조미료, 커피 등 다양한 리필형 제품들의 판매가 작년보다 10% 가량 늘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도 주부 고객들이 장보기 등 근거리 이동때 쓰기 위해 그간 어린이들이 주로 구매해온 접이식 자전거를 찾는 경우가 최근들어 잦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