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소비판매 車등 매출늘어 7.1% 껑충
미국 정부의 소비촉진 정책이 일단 성공한 것으로 나타나, 9ㆍ11 테러 사건으로 위축됐던 미국인들의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활동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회복되면 미국의 경기침체는 짧고 완만하게 전개될 것으로 경제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 상무부가 14일 발표한 소매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했다.
이 같은 월별 증가율은 상무부가 같은 방식의 통계를 내기 시작한지 10년만에 가장 높은 기록이며,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2.5%를 3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미국 소매판매가 테러 사건 다음달에 큰 폭으로 상승한 주요 이유는 무이자 할부판매로 인한 자동차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무려 26.4% 증가했고, 지난달 판매대수 2,130만대(연률)는 96년 9월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자동차판매는 4.5% 감소했었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무이자 할부판매는 지난 9월 테러 발생직후 도널드 에반스 상무장관이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자동차의 경영진을 불러놓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이자 할부금융을 통해 판매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자동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자 GM은 당초 이달 18일까지로 한정했던 무이자판매를 내년 1월2일까지로 연장키로 했으며,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이를 따른 전망이다.
자동차 제외한 소매판매도 지난달에 1% 증가, 테러가 발생한 9월에 1.5% 감소한 것을 역전시켰다. 할인체인점인 월마트는 지난달에 매출이 6.7% 늘어났으며, 의류판매업체들의 매출도 전체적으로 6.9%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테러로 움추렸던 소비자들이 쇼핑몰을 찾고 있으며, 항공사고로 여행을 줄이면서 쇼핑을 할 것이므로 연말 대목도 예상외로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을 바꾸기 시작했다.
컴퓨터 및 프린터 제작업체인 휴렛패커드는 올 4분기 매출이 109억 달러로 전년동기의 133억 달러보다 줄겠지만, 월가의 기대치 99억 달러를 휠씬 상회할 것이라고 밝혀 PC 판매도 예상보다 위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소비 회복이 경제 회복을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전미 비즈니스 경제학 협회(NABE)가 3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90%가 테러로 인해 경기침체를 불가피하다고 답변했지만, 침체는 짧고 완만하게 진행돼 내년중에 회복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중 36%는 내년 1분기에, 45%는 2분기에, 9%는 3분기에 회복할 것이라고 각각 답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