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유동성 붐 이제 시작"

“아시아의 유동성 붐은 이제 시작이다.” 메릴린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양적 완화 규모와 상관없이 아시아 시장으로의 유동성 유입이 내년에 본격화될 것이라며 이들 지역에 대한 투자 확대를 조언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릴린치는 최근 ‘글로벌 리서치 하이라이트’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로의 유동성 유입은 이제 시작이며 내년에 본격적인 붐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최근 이머징마켓으로의 급속한 통화 유입은 (미국과 일본 등의)통화완화 정책 때문이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아시아 등의 경제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선진국 수준을 월등히 넘어서고 있고, 막대한 외환 보유액과 부채 축소 등으로 경제 전반이 개선되면서 미국과 일본의 양적완화(easy money) 정책으로 촉발된 유동성이 아시아로 밀려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세계 펀드매니저들의 움직임은 아시아로의 유동성 유입을 더욱 촉진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메릴린치가 최근 전세계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49%가 이머징마켓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답했고, 앞으로 12개월안에 투자자들이 비중을 높이고 싶은 유일한 지역으로 꼽기도 했다. 메릴린치는 “최근 유럽 방문에서 아시아에 대한 낙관론이 분명히 나타났다”라며 “비중 축소는 한 곳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아시아로의 유동성 유입에 가장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가 이날 발표한 ‘아시아 매크로 위클리(Asia Macro Weekly)’ 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의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2.5%에서 2.7%로, 내년은 2.4%에서 3.1%로 높였고, 이머징 아시아에 대해서도 올해 3.9%에서 4.1%로, 내년 3.3%에서 4.0%로 조정했다. 메릴린치는 “금리가 공격적으로 오를 것 같지는 않고 따라서 아시아로의 유동성 붐에 대한 우리의 관점에는 변함이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유동성의 가장 큰 위험이라는 점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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