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월드컵마케팅 횡행

붉은 악마…호랑이그림…상징물·용어 '멋대로 사용'2002 한일월드컵을 겨냥한 '유사 월드컵마케팅' 행위가 횡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공식 스폰서업체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 계획적이고 짜임새있는 월드컵 마케팅이 이뤄지지 않아 성공적인 월드컵 행사를 치르는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월드컵 공식 후원 및 공급업체가 아닌 기업들이 ▲축구응원단인 붉은 악마 ▲호랑이 그림 ▲월드컵을 암시하는 광고문안 ▲인터넷 월드컵 사이트 운영 등을 통해 마치 월드컵 공식 후원 및 공급업체인듯 유사 월드컵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사의 경우 붉은 악마를 주제로 한 대대적인 TV광고를 펼치고 있으며, J사의 경우 본사 건물 외관에 호랑이 그림과 월드컵을 암시하는 광고문안을 써 붙여 놓았으며 D사 역시 월드컵을 상징하는 할인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밖에 인터넷 포탈서비스 업체인 다음이 월드컵 사이트를 독단으로 운영하다가 최근 FIFA로부터 소송을 당했으며, 서울은행, 상호신용금고 등도 월드컵을 암시하는 2002 표현을 통장에 표기하다가 FIFA의 제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KT, 포항제철, 국민은행 등 2002 한일월드컵 공식 후원 및 공급사들은 이와 관련, 최근 긴급 마케팅 담당자 모임을 갖고 월드컵을 연상시키는 각종 유사 월드컵마케팅 행위를 펼친 S사, D사, N사등을 대상으로 소송등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식 후원업체 한 관계자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스포츠마케팅 대행업체인 SMK측을 창구로 피해사례를 취합하고 있다"며 "조만간 FIFA를 통해 유사 월드컵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에 대한 법적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막대한 공식 후원 및 공급업체 선정비용을 지불했으나 월드컵 조직위를 비롯한 국내 관련기관의 관리, 감독 소홀로 독점권이 심각하게 훼손당하는 상황"이라며 "월드컵 붐 조성을 위해서라도 유사 월드컵 마케팅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히스테리라고 표현될 정도로 일본 월드컵 조직위가 공식 후원 및 공급업체의 독점권을 보호해 줌으로써 월드컵 붐을 체계적으로 조성해 나가고 있다. 이 같은 결과로 일본의 월드컵 상품화권 사업실적은 지난해말 8,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국내의 경우 100억원으로 1/8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월드컵 상징물이나 용어를 활용할 수 있는 공식 후원업체는 현대자동차, KT 등두 곳의 국내기업을 비롯 15개 기업이며 국내 공식 공급업체는 국민은행, 현대해상, 포항제철, 대한항공, 롯데백화점 등이다. 홍병문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