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미국 정계와 업계ㆍ언론 등이 시장개방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는 등 주도권 장악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미국 디트로이트지는 20일(현지시간) “한국은 가장 폐쇄적인 자동차시장 중 하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외국차를 사는 사람은 세무조사를 받는 등 협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은 미국에서 한해 73만1,000대의 자동차를 팔면서 자국 내에서의 미국차 판매는 4,000대에 그쳤다”고 덧붙였다.
미국 자동차산업의 본고장인 미시간주 주지사와 의원들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한국 자동차시장의 폐쇄성을 부각시키는 등 FTA 문제를 제기했다.
제니퍼 그랜홈 미시간주지사는 이날“조지 W 부시 대통령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미국 제조업을 지키기 위해 한 일이 없다”고 비판하고 “우리는 WTO에서 고양이가 아닌 호랑이를 원한다”고 말했다. 매코터 공화당 의원도 “한국과의 FTA 협정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협상 창구인 무역대표부(USTR) 역시 시장개방에 적극적이지 않은 국가와는 대화를 하지 않겠다며 강경 분위기를 노골적으로 흘리고 있다. 실제로 롭 포트먼 USTR 대표는 “우리는 언제든지 협상장을 박차고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시장개방 준비가 덜된 어떤 국가와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나 무어자니 USTR 대변인 역시 “미국 자동차의 한국시장 접근을 더욱 용이하게 하기 위해 한국과의 협상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변해 한미 FTA협상에서 자동차 문제를 핵심 의제로 삼을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