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위기의 유로존 구원투수 역할 할까?

쇼블레 재무 "리더십 앞세워 유로화 대책 주도" 시사에
"그리스 사태때 냉담… 재정부담 걸림돌" 부정적 반응도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이 과연 공공 재정위기 이후 흔들리고 있는 유로존을 구해낼 수 있을까'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유럽에서 독일의 리더십과 역내 역할을 재해석하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볼프강 쇼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지난 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참석, "독일이 다시 리더십을 손에 쥐어야 한다"며 "지금은 유로화 방어 대책을 확고히 해야 할 때다"고 주장했다. 쇼블레 장관은 헬무트 콜 독일 전 총리와 함께 독일의 통일 과정을 지켜봤던 인물이다. 쇼블레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16개 유로존이 효과적으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한 국가가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다. 독일은 유럽 최대 경제국으로서 그런 역할을 수행해 낼 만한 경제적 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은 지난 해 GDP가 5% 이상 감소하는 경기 침체를 겪은 후에도 올들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즈(FT)는 독일의 유로존 리더 역할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과거 독일이 마르크 체제 하에서 통화 관련 국제 조약에 무관심으로 일관했으며, 올들어서는 유로존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그리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냉담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FT는 "독일이 유로존이 필요로하는 리더십을 제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며 "쇼블레 재무 장관은 독일 정책을 다른 국가에 적용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직접적인 정책보다는 유로존 국가들이 모여 동의하에 규칙을 정하고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걸 선호한다는 설명이다. FT는 또 "독일인들이 자애로운 리더십에 수반되는 재정적 부담을 견디려고 할 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독일인들은 올해 초 언론들이 그리스 국민들의 나태한 모습을 경쟁적으로 보도하자 손가락질 했고, 유로존 내 부유한 국가들이 가난한 국가를 돕는 방식에도 거부감을 드러냈었다. 독일은 재정 위기 이후 유로존 안에서 합의된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구제 금융 기간 연장 등의 조건 완화를 용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FT는 "쇼블레는 독일이 보여줄 수 있는 자애로움에 한계를 설정해 놓았다"며 "이번 주 개최되는 유럽 의회에서도 더 강력한 조건이 제시되길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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