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국민 보호 허점 투성이"

SBS '뉴스추적' 러시아서 숨진 한인유학생 사례통해 문제점 살펴


지난 3월9일 오전 3시30분, 러시아 모스크바국립대학에 재학 중이던 한국인 유학생 이성희(22)양이 아파트 근처에서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키다 숨졌다. 숨진 지 닷새 만에 부검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혀진 사인은 심장병의 일종인 심장 근육병증으로 인한 돌연사. 그러나 사망 당시 시신을 확인한 유족과 지인들은 시신에 있던 마르지 않은 핏자국과 온 몸이 멍투성이였다는 점을 들며 러시아측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9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되는 SBS ‘뉴스추적’은 유가족과 함께 현지 동행취재를 통해 죽기 직전 이성희 양의 행적을 추적한다. 숨졌을 당시 국내 언론들은 러시아 측의 부검결과 발표 이후 이 양의 죽음에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별다른 추가 보도는 없었고, 의문의 이 양 죽음은 굵직한 다른 사건에 묻혀 잊혀졌다. 이성희 양은 1월부터 사망 전까지 러시아 청년들로부터 코뼈와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을 정도로 수차례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하기 한 달 전쯤엔 대사관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1년 넘게 함께 생활한, 사망 당일 목격자인 룸메이트의 진술은 엇갈리고 있다. 제작진은 “사망한 현장에서 가방이 없어지는 등 현장 수사에서 증거물 확보에 큰 허점이 드러났지만, 주 러시아 한국대사관 측은 유가족의 적극적인 진상규명 요청에 ‘수사권 침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면서 “게다가 이성희 양의 시신을 본 친구가 담당 영사에게 시신의 상처에 대해 언급하자 영사는 ‘쓸데없는 상상하지 말라’며 다그쳤다”고 전했다. 프로그램은 “2006년 한해 동안 해외에서 발생한 우리 국민의 사건ㆍ사고가 4,500여 건에 달하지만 해외 영사 업무의 직무 태만을 지적하는 사례가 잇따라 문제되고 있다”면서 “허점 투성이인 우리나라의 재외국민 보호 실태를 파헤치고 도대체 어디까지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그 한계는 어디까지인지를 살펴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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