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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기도 용인시의 미니신도시급 도시개발구역인 기흥역세권과 역북지구에서 분양 대전이 펼쳐진다. 수년간 진척이 없었던 두 개발사업이 지난해부터 급물살을 타면서 대다수 블록이 분양 채비를 마치고 올해에만 1만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용인시는 최근 수년간 분양물량이 적었던데다 전세난을 피해 전입하는 수요가 꾸준해 분양단지들이 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용인 기흥역세권과 역북지구에서 분양이 본격화된다. 각 지구의 블록들이 지난해 원활히 매각되며 주인을 찾았기 때문이다. 대성산업과 녹십자가 나눠 소유하고 있던 기흥역세권 부지 7개 블록은 매각협상 및 개발계획 수립이 한창이다. 대성산업은 지난해 2·4·3-2블록을 각각 AM플러스자산개발·신영·디에스네트웍스에 매각했으며 3-3블록도 현재 매각협상을 진행 중이다. 녹십자가 소유했던 1블록은 일찌감치 자광건설에 매각돼 지난해 '기흥역 롯데캐슬 레이시티'로 첫 분양을 마쳤다. 녹십자는 3-1블록에는 포스코건설과 함께 직접 주거 및 상업시설을 건설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3-4블록은 현재 사업 방침을 정하고 있다.
총 4개 블록으로 구성된 역북지구 역시 지난해 모두 주인을 찾았다. 3년 전 동원개발이 A블록을 매입한 후 찾는 사람이 뚝 끊겼던 3개 블록이 모두 분양된 것. 지난해 10월 C·D블록을 각각 우미건설·골드클래스가 분양받은 데 이어 12월에는 마지막 B블록도 신영이 수의계약하면서 전 블록이 완판됐다.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발 빠른 분양 채비=이들 필지를 사들인 사업시행자들이 분양을 서두르면서 올해 상반기에 물량 대부분이 쏟아질 예정이다. 한 주택업체 관계자는 "청약시장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들 지역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서도 비슷한 시기에 다 같이 분양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흥역세권 분양은 부동산개발회사인 신영이 오는 2월 말 '기흥역 지웰 푸르지오'로 포문을 연다.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이 단지는 오피스텔 162실을 포함해 총 723가구로 지어진다. 오피스텔 전실이 이른바 '아파텔'로 불리는 84㎡(이하 전용면적)로 구성되는 게 특징이다.
3월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2블록에 짓는 '힐스테이트' 아파트 976가구가 분양 예정이며 같은 달 디에스네트웍스는 대우건설과 함께 3-2블록에 '푸르지오' 아파트와 오피스텔 총 1,498가구를 선보인다. 녹십자와 손잡은 포스코건설도 연내 '더샵' 브랜드로 총 1,389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다.
역북지구 분양은 우미건설과 골드클래스 중 한 곳이 첫 테이프를 끊을 것으로 보인다. 4월 우미건설이 1,260가구, 골드클래스가 627가구를 각각 분양할 예정이다. 신영도 5월께 1,241가구를 분양할 계획이며 동원개발은 상반기 중에 '동원로얄듀크' 84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입지로 물량부담 극복할까=이들 지구가 대거 분양에 나서면서 올해 용인시 아파트 분양물량은 총 2만여가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114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용인시 분양물량은 지난해 3,055가구의 6배에 달하는 1만8,844가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공급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다만 용인시는 수년간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공급이 거의 끊기다시피 했기 때문에 노후 아파트 교체수요가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에 더해 전세난이 지속되며 서울과 성남에서 밀려난 수요로 용인시 인구가 꾸준히 느는 점도 분양 흥행이 예상되는 이유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기흥역세권에 지구에 애경그룹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는데다 인근에 수도권고속철도(GTX) 건설 등 호재가 많아 인근 지역의 이전수요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역북지구는 용인 구도심의 최중심인데다 전 가구가 60~85㎡로 지어져 실수요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분양 마케팅 전문업체 신화디앤엠의 이종진 대표는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교체 및 이전 수요가 상당하지만 올해 공급물량이 워낙 많아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판교나 분당의 전세 수요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