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거래 불가능 '신용거래'로 투자하세요

보증금 맡기면 매수자금 융자·대주서비스 가능
이자부담 줄지만 위험관리 안하면 손실 커 주의



5월 1일부터 주식 미수거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결제불이행위험 방지, 시장의 안정성 확보 및 합리적인 투자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자율적으로 미수거래를 규제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제부터 미수가 발생한 투자자는 동결계좌가 적용돼 다음 매매 거래일부터 30일간 위탁증거금을 현금으로 100% 납부해야 된다. 증권사들은 미수거래 대신 신용거래로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놨다. 신용거래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것으로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거래를 하는 방법이다. 신용거래는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위험관리를 못할 경우 미수거래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어 주의해야 된다. ◇미수거래 이용자는 신용거래로 바꿔야=5월부터 동결계좌도 도입되면서 미수거래는 불가능해진다. 증권 매매 시 결제는 매매일(TㆍTrading day)로부터 이틀 뒤(T+2) 행해지는데, 가령 A주식 10주를 T일날 사고 T+1일날 매도했다면 매수에 대한 결제는 T+2일날, 매도에 대한 결제는 T+3일날 이뤄진다. 이 때 A주식 10주를 산 돈은 T+2일날 계좌에 넣어야 하는데 기존엔 T+3일날 들어올 돈을 담보로 증권사가 매수에 대한 결제금을 빌려줬었다. 이를 미수거래라 한다. 그러나 앞으로 미수거래가 금지되면서 T일날 매수한 주식에 대한 대금을 T+2일날 넣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투자자가 주식매수 대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가 하한가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와 함께 동결계좌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기존에 미수거래를 자주 사용하던 투자자가 미수거래를 계속 이용하려면 신용계좌를 만들어 신용거래를 이용해야 한다. ◇신용거래는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개념=신용거래란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일정한 보증금을 받은 후 주식 매수 시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거나(융자) 주식 매도 시 주식을 빌려주는(대주) 서비스다. 주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는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는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시장에 판 뒤 나중에 주식을 사서 갚으면 된다. 신용거래는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개념이다. 주식 매수 시 필요한 자금을 증권사에 빌린 뒤 언제든 다시 갚을 수 있고 빌린 기간만큼에 대한 이자만 내면 된다. 이자율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연 6~10% 수준으로 기존 미수거래 이자율(연 17~18%)의 절반 수준이다. 신용거래가 ‘마이너스 통장’과 다른 점은 신용계좌 설정 시 보증금(100만원)이 필요하고 신용기간이 있다는 점이다. 신용기간은 증권사가 돈을 빌려 주는 기간으로 보통 90~180일이다. 이 기간동안 투자자는 자유롭게 주식을 매매할 수 있지만 신용기간까지 빌린 돈을 갚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를 당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신용거래엔 담보유지비율이란 게 있다.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의 일정 비율 이상은 항상 계좌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증권사 입장에선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주식이 하락할 경우 융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담보유지비율은 보통 130~140% 수준이다. 가령 투자자가 자기돈 400만원과 빌린 돈 600만원으로 1,000만원 어치 주식을 샀다면 빌린 돈(600만원)의 130~140%인 780~840만원(주식 평가액 포함)은 항상 계좌에 있어야 한다. 주식 가치가 하락해 이 금액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증권사는 추가 담보를 요구하고 투자자가 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통해 자금을 회수해간다. ◇위험관리 필수적=미수거래를 자주 이용했던 투자자에게 신용거래는 좋은 제도다. 일단 이자율이 절반으로 떨어져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또 기존엔 미수를 할 생각으로 주식을 샀다면 매수 다음날이나 그 다음날 시장에 팔아야 했지만(팔지 않을 경우 반대매매) 신용거래를 하게 되면 최대 180일까지 팔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 만큼 운용의 폭이 넓어진다. 신용거래는 개인에게 뿐 아니라 증권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황성윤 증권선물거래소 주식시장총괄팀 부장은 “신용거래가 활발해져 주가 상승 시에는 융자, 주가 하락 시에는 대주가 이용될 경우 가수급이 창출 돼 주식 시장이 한층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투자자가 위험 관리를 못할 경우 미수거래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미수거래를 이용할 땐 최악의 경우에도 반대매매가 이뤄져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지만 신용거래는 당장 돈을 갚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경우 그 만큼 손실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거래 이용 시 위험 관리를 하지 않을 경우 손실이 누적돼 미수거래보다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위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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