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지켜보는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의 옆자리에는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공연에 참가한 지 일주일 만에 시카고에서 총기사고로 숨진 여고 2학년 하디야 펜들턴의 부모가 앉아 있었다.
총기규제의 필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여고생이 희생된 장소가 자신의 시카고 자택에서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총기사고로 머리에 부상을 당하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가브리엘 기퍼드 전 의원과 샌디 훅 총기난사 사고 현장에 있었던 교사도 오바마의 연설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이 내놓은 고강도 총기규제 종합대책에 대한 입법을 서두르라고 의회를 압박했다.
이날 연설을 지켜본 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가슴에 녹색 리본을 단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코네티컷주 뉴타운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총기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취지였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도중에도 쉴 새 없이 박수가 터졌다. 미국 정치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치열한 정쟁을 이어가는 양당이지만 이날만큼은 국가 최고지도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면서 초당적인 모습을 과시한 것이다.
또 엘리자베스 워런(민주ㆍ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톰 코번(공화ㆍ오클라호마), 론 존슨(공화ㆍ위스콘신) 의원의 사이에 앉고 밥 코커(공화ㆍ테네시) 상원의원은 마크 워너(민주ㆍ버지니아) 상원의원 옆에 자리를 잡는 등 '자리 섞어 앉기'의 전통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