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이 8,0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 형태의 조건부 자본증권(코코본드)을 발행한다. 지난 9월 JB금융지주가 코코본드를 발행한 이래 가장 큰 액수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28일 열린 이사회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한 자본확충 방안으로 8,000억원 규모 코코본드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만기는 10년 금리는 약 3.1% 수준으로 지난달 22일 수요조사 결과 9,200억원의 청약이 몰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청약이 너무 많이 들어와 접수를 중도에 마감했지만 끝까지 청약을 받았다면 1조원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기업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는 후순위채권 형식이다. 코코본드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으로 나뉘는데 신종자본증권은 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에서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는 대신 경영이 어려워지면 투자자에게 이자를 지급하지 않고 만기가 30년으로 길어 투자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반면 후순위채 코코본드는 보완자본에 속하지만 만기가 10년 안팎으로 비교적 짧고 부실금융기관으로 확정지정되기 전까지 이자를 꾸준히 지급한다. 신종자본증권으로 발행한 JB금융지주는 2,000억원 모집 초기 1,472억원이 미달됐던 반면 후순위채권으로 발행한 부산은행은 1,000억원 사전청약에 1,500억원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던 이유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은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 후순위채를 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코코본드 발행으로 기업은행의 BIS비율은 약 0.56%가량 오른 12.81%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12.25%로 국내 은행의 평균비율인 14.18%에 비해 다소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