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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창작자, 즉 이야기꾼은 타고난 사람일까. 고상우 대전문화산업진흥원 영상사업부 팀장은 오히려 만들어진다고 본다. 그리고 지역 이야기꾼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 팀장이 주장하는 이야기 만드는 법을 보자. 우선 앞서 성공한 이야기에서 공통되는 규칙을 찾아낸다. 그리고 이를 골조로 새로운 내용을 입힌다. 예를 들면 '미션(1986년)' '포카혼타스(1995년)' '아바타(2009년)' 등 3개의 영화가 있다. 얼핏 보면 드라마ㆍ애니메이션ㆍSF 등으로 전혀 다른 장르다. 하지만 이들 이야기에는 패턴이 있다. 첫째, 주인공은 지배문화의 인물로 지배문화는 소수문화를 정복해 흡수하려 한다. 둘째, 주인공은 소수문화에 속한 인물을 만나서 친해지며 소수문화의 매력에 빠진다. 셋째 소수문화에 대한 지배문화의 공격이 시작되고 주인공은 중재에 나선다. 넷째, 주인공의 노력이 실패하고 정을 나눈 소수문화 사람들이 희생되기 시작된다. 다섯째, 주인공은 지배문화를 뛰쳐나와 소수문화 편에 서서 전쟁을 치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영화 3편이 기막히게 비슷하다. 수강생은 특정한 구조를 안 다음 각자의 상황에 맞는 내용을 기존 구조에 입히면 된다. 처음에는 기존 구조만으로 글을 쓴다. 다음에는 자신의 아이템을 입힌다. 마지막에는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대전문화산업진흥원은 여기에 대전 지역의 강점인 '과학'이라는 요소를 융합했다. 대전 지역에 풍부한 과학자와 기반시설의 지원을 받고 있다. 수강생들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처음으로 지난해 '대전(對戰)'이라는 스토리 단편집을 펴냈다. 이른바 과학ㆍ액션 융합 스토리 단편집이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 '레어템의 보존법칙'은 한 영화사와의 영화 계약 체결이라는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진흥원은 지역 고유의 이야기꾼을 직접 양성하는 것과 함께 전국적으로 운영 가능한 온라인 저작도구 및 커뮤니티 '온라인창작포털'을 개발하고 있다. 온라인창작포털을 통해 창작활동을 할 경우 자신의 작품을 공인받아 저작권을 지킬 수 있고 공개 여부에 따라 거래도 가능해진다. 물론 창작포털상의 글쓰기를 기존의 습관적인 개인용 PC를 사용한 개별적 글쓰기와 거의 같거나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이 확산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고 팀장은 "목표는 원천 스토리를 만드는 것으로, 특히 대전의 강점인 과학을 응용한 스토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원천 스토리는 이후 영화나 드라마·출판·게임·공연 등 모든 작품에 사용할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전=글ㆍ사진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