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월가의 주요 은행가 가운데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인 로이드 블랭크페인이 2,600만달러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이들 은행가의 보수는 다시 크게 늘어나 과다 보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대형 20개 은행(고객예탁금 기준)의 CEO 보수는 전년보다 평균 7.7%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보수에는 연봉, 주식보상, 보너스 및 장기 인센티브 등이 포함됐다.
2,600만달러에 달한 블랭크페인의 보수는 전년보다 73.3%나 증가해 다른 은행가들을 압도하며 전년 4위에서 1위로 복귀했다. 블랭크페인은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 무려 6,850만달러의 기록적인 보수를 챙겼지만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2008년 그의 보수는 60만달러로 크게 떨어졌다.
웰스파고은행의 존 스텀프 CEO가 1,930만달러로 2위를 차지했으며 캐피털 원파이낸셜의 리처드 페어뱅크가 1,750만달러로 3위에 올랐다. 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1,150만달러로 6위에 그쳤다. '런던고래' 사건으로 불리는 파생상품 투자실패로 62억달러의 기록적인 손실을 기록함에 따라 그의 보수는 전년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블룸버그는 도드프랭크법에 따라 주주들이 최고경영자들의 보수에 대해 찬반 의견을 표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견제장치를 뒀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기관 등의 이사회에 자문을 하는 밸류얼라이언스의 엘리너 블록스햄 CEO는 "모든 은행가들의 보수가 과다하다고 본다"며 "은행 이사회가 여전히 CEO의 보수책정을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크 관리, 자기자본이익률 등의 지표는 간과한 채 CEO들의 보수를 주가에만 연동시키는 관행이 여전한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주가상승ㆍ자기자본이익률ㆍ자산증가 등 지표 순위를 은행별로 매기고 이를 CEO의 보수와 비교한 결과 캐피털원파이낸셜의 페어뱅크 CEO가 가장 과다한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블랭크페인이 2위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지난해 주가상승률은 43%로 4위, 자기자본이익률은 11위에 그쳤지만 블랭크페인의 보수증가율은 73%에 달해 과다보수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