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에 필요한 맞춤인력.기술 제공" '1사1일류기술' 확보 독려ㆍ해외시장 개척 지원 기술력만으로 대출가능 5,000억규모 펀드조성 경쟁력 낮아진 부문 신속한 사업전환 유도할것
입력 2004.09.19 16:55:58수정
2004.09.19 16:55:58
[월요초대석] 최홍건 중소기업특위 위원장
"中企에 필요한 맞춤인력.기술 제공"'1사1일류기술' 확보 독려ㆍ해외시장 개척 지원기술력만으로 대출가능 5,000억규모 펀드조성경쟁력 낮아진 부문 신속한 사업전환 유도할것
대학-中企 상시협력 성공모델로
[발자취] 산자부서 요직 두루거친 경제통
◇약력
▦서울
▦경복고, 서울대 법대
▦산업자원부 수출과장ㆍ상역국장ㆍ산업정책국장ㆍ자원정책1심의관
▦중소기업청 차장
▦특허청장
▦산업자원부 차관
▦산업기술대학 총장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대담: 박민수 정보산업부 부장 minjsoo@sed.co.kr
“1인당 국민소득(GNP) 2만달러 시대를 열려면 수출이 3,800억달러를 넘어야 합니다. 그런데 자동차ㆍ조선ㆍ철강 등 대기업들의 수출증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들이 ‘수출 개미군단’ 역할을 해줘야만 합니다. 중소기업들이 부품ㆍ생산기술 등에서 작은 부분이라도 ‘1사 1일류기술’을 확보해야 가능한 일이지요. 이를 위해 공고ㆍ전문대ㆍ기능대ㆍ공대 등 각급 교육기관들이 기업에서 원하는 인력ㆍ기술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는 산학협력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입니다. 그렇게 되면 중소기업도 웬만한 인력ㆍ기술을 확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최홍건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정부나 대학에서 그동안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숱하게 강조했지만 산학협력이 잘 이뤄질 수 있는 툴(tool)을 개발하는 데는 소홀했다”며 “그 결과 중소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핵심이 되는 인력ㆍ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요즘 같은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일본경제가 ‘잃어버린 10년’을 이겨내고 올해 6% 안팎의 경제성장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중소 부품업체 중에 글로벌 플레이어가 많기 때문”이라고 전제한 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협력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인하에 매달리지 말고 상호협력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대 정권에서 지금까지 숱한 중소기업 정책을 펴왔지만 ‘약발이 안 듣는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중소기업은 업종ㆍ규모ㆍ업력 등이 워낙 다양해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가 어렵습니다. 정부가 약자를 보호해준다는 차원에서 시혜성 지원시책이나 대증요법을 펴온 것도 정책의 실효성을 떨어뜨린 중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시장경제 원리와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지 않는 지원제도를 재검토, 정책 실효성과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중기특위가 중소기업 정책을 평가ㆍ조정하는 역할을 하기에는 인력ㆍ전문성ㆍ권한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20명의 직원 중 공무원은 12명에 불과합니다. 공무원 비율을 늘리고 전문가 중심의 분과위원회 체제로 중기특위를 운영, 약점을 보완하겠습니다. 오는 10월부터 기술ㆍ인력ㆍ자금ㆍ판로ㆍ대-중소기업 협력문제 등 5개 분과위원회별로 현장의 수요에 맞는 맞춤식 지원시책을 발굴해나갈 겁니다. 저도 반월ㆍ시화공단을 시작으로 월 1회 이상 현장을 방문, 30여명의 중소기업인들과 워킹그룹 형태의 ‘애로해소대책회의’를 가질 겁니다. 미리 현안을 파악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현장에서 해결책도 제시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들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원방안이 있다면.
▲무엇보다 e트레이딩 시스템을 확충해야 합니다. ‘사이버 COEX’ 같은 것을 만들 필요도 있습니다. 제가 총장을 맡고 있는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 가족회사들이 정해진 일시에 제품을 들고 와서 바이어와의 컴퓨터 화상대화를 통해 바이어를 개척하는 것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바이어 발굴, 통역도 지원해주는데 월 400만~800만달러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KOTRA나 산업단지관리공단, 산학협력에 나서는 다른 대학들도 이 같은 서비스를 통해 윈윈할 수 있을 겁니다. 정부도 이 같은 사업을 지원해 중소蓚汰琯湧?전국 곳곳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사이버 상담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오프라인 전시회를 열기 전에 사이버 전시회를 미리 개최, 외국 바이어들과의 계약성사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중소기업과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연구개발투자가 활성화돼야 합니다. 연구개발을 비롯한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 있다면.
▲중소기업 연구소는 지난 98년 2,960개에서 9,120개로 큰 폭으로 증가, 전체 기업연구소 수의 91.2%(벤처기업 47.3% 포함)에 이릅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도 벤처기업 7.9%, 중소기업 2.4%로 대기업 1.9%에 비해 높습니다. 중소기업청이 주관이 돼 ‘중소기업 기술ㆍ인력혁신 시스템 구축방안’을 10월까지 수립하기 위해 1만개 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지역 전략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공급 시스템 구축, 지역별로 특화된 산학협력 성공모델의 발전 및 확산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들, 특히 내수 위주 업체들은 극심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많은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겨 국내 일자리는 줄고 산업공동화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책이 있다면.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부가가치가 낮은 제조업의 쇠퇴나 해외이전은 불가피한 현상입니다. 중소제조업의 해외진출이 노동집약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습니다. 다만 경쟁력 있는 대체산업을 육성하지 않는 상태에서 해외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적절한 대응이 이뤄져야 합니다. 기계ㆍ설비투자를 확대하도록 시설투자자금을 지원하고 기술평가 보증 확대, 기술인증서 제도 도입, 기술사업화 투자펀드 5,000억원 조성 등에 나설 것입니다. 경쟁력이 낮아진 부문의 신속한 사업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사업전환촉진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추진현황과 지금까지의 성과,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알려주시죠.
▲기업유형별, 성장단계별, 대ㆍ중소기업 협력 및 지역혁신 지원 등 9개 분야에 대해 137개 세부과제를 선정해 2차에 걸친 경제장관간담회(7.16, 8.6)를 통해 추진원칙을 확정했고 세부과제별로 즉시 시행 가능성, 법령 개정 여부에 따라 4개 유형으로 분류해 추진현황을 점검했습니다. 정책자금 지원절차와 운영방식도 오는 10월까지 원 프로세스(One-process)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정책자금을 지원받으려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심사, 보증기관의 보증, 은행의 대출 등 3단계 과정을 거쳐야 하던 것을 기업 입장에서는 1단계(중진공)만 거치도록 단순화하는 것이죠. 기술력만으로 금융기관 대출 및 투자유치가 가능하도록 5,000억원 규모의 기술사업화전문투자펀드를 조성하고 기술ㆍ신용평가에 의한 자금조달을 활성화하기 위한 세부방안도 마련 중입니다.
-중소기업인들은 '비가 올 때는 물론이고 날이 꾸물거리기만 해도 은행들이 우산을 빼앗는다'며 불만입니다. 정책과 현실간에 가장 큰 괴리를 느끼는 것이 자금인데 갭을 줄일 방안은 없을까요.
▲최근 19개 금융기관에 알아보니 11곳에서 추석 전 중소기업의 자금애로를 덜어주기 위해 1조7,000억원(금리 0.5~1.25%)의 특별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도 세계화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우수 중소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점차 개선될 것으로 믿습니다. 혁신역량을 가진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한다고 해서 그렇지 못한 기업에 대해 팔짱을 끼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혁신역량을 갖도록 지원하고 구조조정도 지원할 겁니다.
-1사 1일류기술을 확보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을텐데요.
▲중소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은 대부분 원천기술이 아니라 비교적 간단한 상품화ㆍ생산공정 기술입니다. 안경테 하나만 봐도 소재ㆍ코팅 등 수많은 기술이 집적돼 있습니다. 이중 하나라도 세계일류기술을 확보하면 작지만 강하고 빠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산업기술대의 경우 관련 분야 교수가 1,600개 가족회사의 기술ㆍ경영애로 해결을 도와주고 연구시설ㆍ장비도 개방하고 있습니다. 웬만한 기술은 산학협력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리=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입력시간 : 2004-09-19 16: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