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건축현장 일본용어 추방 나섰다

「노가다, 하시라, 가타, 시다 , 노깡….」광복 53년을 넘어 21세기를 목전에 둔 오늘날까지 일선 건축시공현장은 물론 일반사회에서조차 일제건축용어들은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건축·건설업계 현장 종사자들이 일제용어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관행적으로 이들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노가다」는 공사장 인부,「하시라」는 기둥,「가타」는 형틀이다. 일제건축용어들의 경우 이처럼 우리말로 바꿔 사용해도 어려운 용어가 전혀 아니고 지극히 일상적 것들이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일선현장 종사자들은 이들을 아무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일제건축용어 사용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문제제기는 오래전부터 있어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현재 국어사전에만 기록된 일제 건축용어만도 500개가 넘고 건축전문용어 사전의 경우 수천여개가 넘는다. 이들은 건축학계의 작업을 거쳐 이미 순우리말로 바꿔져 있다. 지난 21일 건축비평기관인 현실비평연구소(대표 조권섭)는『이처럼 단순한 일제건축용어를 현장에서 몰아내고 순수한 우리말을 쓰도록 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더 큰 문제는 현재 국어사전에「건축」「건설」「건축사」「건축가」「건축감리」등 건축관련 상황용어들이 선진국 사전들에 비해 형편없이 부정확할 뿐만 아니라 구분조차 돼있지 않아 국민들의 건축문화의식 발전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실비평연구소는「건축용어 우리말 쓰기운동 모임」을 결성하고,「건축용어 우리말 쓰기운동」과 함께「국어사전에서의 건축관련 용어정립 운동」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본격적인 서명운동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 모임은 건축인 윤필석(28)씨를 비롯해 7명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02)376-7776. 이 모임은 서명운동 결과를 토대로 내년에 3차례의 대대적인 공청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공청회를 통해 우선 국어사전에서 건축관련 상황용어들에 대한 명확한 구분과 의미설정작업을 문화계·출판계·국어학계 전문가들과 힘을 모아 선진국 수준으로 이끌어 올릴 계획이다.【박영신 객원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