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설 늘려 "수급불안 사전 차단"

'주택종합계획' 확정
민간 사업 올 환란수준 물량 감소 우려
다자녀가구에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도




정부가 12일 발표한 ‘2009년 주택종합계획’은 올해 ‘주택 건설 촉진’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지금과 같은 주택 건설 부진이 이어질 경우 4~5년 뒤 심각한 주택수급 불균형 현상이 야기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민간 건설 사업자들이 미분양 적체와 경기침체로 좀처럼 신규 사업을 벌이지 않는 상황에서 주택 건설 감소세를 그대로 놔둘 경우 중장기적으로 주택수급 불안이 야기되면서 부동산가격도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올해 계획에서 공공택지 및 공공기관 건설물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한 것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다. ◇주택건설, 외환위기 수준 감소 우려=정부는 지난해 전국 주택공급(인허가 기준) 목표를 수도권 30만가구, 전국 50만가구로 잡았다. 그러나 실제 건설 실적은 수도권 19만7,000가구, 전국 37만1,000가구 등 애초 전망치의 70% 정도에 불과했다. 경기침체로 택지 공급이 줄줄이 차질을 빚었고 택지를 분양 받은 민간 사업자들은 유동성 위기와 수익성 악화로 사업을 벌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정부는 올해 공급목표를 수도권 25만가구, 전국 43만가구로 지난해보다 다소 낮춰 잡았지만 사실 실현 여부가 불확실하다.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금처럼 거래 공백이 이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에 대한 불안으로 올해 역시 민간 부문 주택 건설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실제 주택 공급량은 지난해는 물론 외환위기 때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환위기가 닥친 이듬해인 지난 1998년에는 수도권 15만가구, 전국 30만가구에 그쳤다. ◇공공중심 주택건설 대대적 확대=이로 인해 정부는 올해 주택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주택 건설 촉진’을 제시했다. 특히 민간 주택 건설이 여전히 위축될 것에 대비해 공공 부문의 역할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공공택지 내에서 건설되는 주택물량은 지난해 14만가구에서 올해 20만가구로 늘어난다. 특히 집값 불안이 예상되는 수도권에서는 공공택지 내 건설 물량이 지난해 8만가구에서 올해 15만가구로 거의 두 배나 늘어난다. 정부는 특히 민간 주택건설이 계속 위축될 경우 미분양 공공택지, 중도금 연체택지 등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택지를 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인수해 보금자리주택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이 같은 정책이 추진될 경우 약 1만~2만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이 더 공급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민간의 주택건설을 촉진하기 위해 제도 개선과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수도권에서 재정비촉진지구 다섯 곳을 추가로 지정하고 기반시설 설치비를 지원하는 한편 재개발 절차를 간소화해 민간의 사업의지를 북돋운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민간 주택 건설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를 4월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자녀가구에 대한 보금자리주택 공급확대=정부는 경제위기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실업 등으로 긴급 주거지원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매입임대ㆍ국민임대 주택 등 약 2,000여가구 공급하고 쪽방 거주자 등이 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도록 임대보증금 50%(약 50만원 수준)도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영구임대주택 입주민들에게도 전세자금이 지원되고 영구임대주택의 관리비는 오는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40%까지 인하된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전세자금 금리는 1년간 한시적으로 인하되고 영구임대 및 50년 임대주택의 시설개선을 위해 2,700억원이 지원된다. 이와 함께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해 고령자용 국민임대주택을 1,000가구 공급하고 고령자 주거안정법도 제정할 계획이다. 특히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3자녀 이상의 다자녀 가구에 3%가 배정되는 특별공급 물량인 보금자리주택에 대해서는 확대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 보금자리… 도시형… 새 유형의 주택 대거 등장 올해에는 보금자리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등 새로운 유형의 주택이 대거 등장한다. 12일 국토해양부가 밝힌 '2009년 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무주택 세대주에게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이 오는 5월 지구 지정에 이어 10월 사전예약 방식으로 첫선을 보인다. 1~2인 가구를 위한 단지형 다세대, 기숙사형ㆍ원룸형 주택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된다. 보금자리주택 10월 첫 분양=지난달 '뉴플러스(NEW+)'라는 이름으로 바뀐 보금자리주택은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앞당겨진 10월에 '사전예약제' 방식으로 첫 분양된다. 사전예약제란 본청약보다 1년 먼저 원하는 조건에 맞춰 가청약을 하는 것으로 입주 4~5년 전에 미리 아파트를 찜할 수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보금자리주택은 도심 인근 그린벨트 해제 지역과 신도시 등 기존 택지지구를 활용해 건설된다. 올 공급 계획은 13만가구이며 이 가운데 공공분양 6만가구, 임대주택이 7만가구다. 정부는 일단 5월까지 보금자리주택 지구를 지정하고 이들 지구에서 3만가구를 10월에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보금자리주택은 용적률 200% 유지, 택지공급가격 인하 등을 통해 분양가를 15% 이상 인하해 공급한다. 다만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의 용적률을 높이더라도 층고 상향 등을 통해 개방공간을 확보해 쾌적성을 유지하도록 할 계획이다. 도시형생활주택도 다음달부터 공급=다음달부터는 도시형 생활주택도 법제화 작업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공급된다. 도시형 생활주택이란 도심에 사는 1∼2인 가구를 위해 도입되는 주택 형태로 단지형 다세대주택과 원룸형 주택, 기숙사형 주택으로 구성된다. 이 중 단지형 다세대주택은 일반 다세대주택보다 1개 층을 더 높게 지을 수 있고 149가구까지 짓더라도 분양가상한제에서 배제된다. 이와 함께 지난 1월 시범 공급된 분납형(지분형) 임대주택도 본격 건설된다. 지분형 임대는 집값의 30%만 초기에 납부하고 임대로 살면서 입주 때까지 집값을 나눠내는 주택을 말한다. 아울러 서울시가 공급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도 올해부터는 임대주택의 한 유형으로 포함돼 수도권에서 공급된다. 2018년까지 10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