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복원 시민뜻 적극반영을

서울의 역사와 생태ㆍ문화를 복원하는 청계천 복원사업이 첫 삽을 뜬 지 벌써 한달 가까이 흘렀다. 그러나 마냥 기쁜 마음으로만 이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계획이 발표된 직후부터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많은 전문가들이 각 분야별로 청계천 복원계획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을 요구해왔지만 서울시가 이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천 복원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물이지만 한강 원수와 중랑 하수처리장의 물을 끌어들여 청계천 용수로 사용한다는 서울시의 계획은 여전히 자연형 하천이라는 복원목표와 거리가 멀다. 역사 복원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도 광통교와 수표교 등 일부 문화재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 청계천과 주변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문화재 원형 복원에 대해서는 명확한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주변지역 재개발과 관련, 용적률, 개발방식, 개발이익 환수문제 등 핵심 사안에 대한 논의가 이제야 시작되고 있으며 도심 일반 상업지역의 용적률 상향 조정 등에서 보여준 서울시의 최근 모습은 과연 청계천이 과거의 상업적 재개발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사회단체들은 청계천 복원 자체에 대해 찬성해왔다. 이는 복원사업이 과거 인간의 무지와 개발욕구에 의해 뒤로 밀려나 있던 서울의 환경과 생명의 가치를 되살리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는 점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계천 복원 착공식이 서울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축제가 되기를 누구보다도 간절히 바랬다. 지금까지의 문제제기가 계획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구체적인 사업을 갖고 실제로 청계천 복원의 내용을 채워나가는 시기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청계천 복원사업의 취지에 부합하는 내용이 추진될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을 비판적으로 점검하고 분야별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본격화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청계천 복원사업에 많은 서울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건호(경실련 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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