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 결국 파국위기

여야 강대강 대치 심화로 분리국감 무산, 8월국회·정기국회 파행
새누리 “3자 협의체 수용 불가” vs 새정치연합 “오늘까지 거절시 강력 투쟁”

여야 강대강 대치 심화로 분리국감 무산, 8월국회·정기국회 파행

새누리 “3자 협의체 수용 불가” vs 새정치연합 “오늘까지 거절시 강력 투쟁”

세월호 정국이 25일 결국 파국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날까지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구성에 대한 답을 주지 않을 경우 강경 투쟁을 예고했으나 새누리당이 거부입장을 보였기 대문이다.

당장 이날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처리에 당력을 모으자는 취지로 1차국감(26일~9월4일)을 연기하기로 하면서 8월 임시국회 공전에 이어 9월1일부터 진행되는 정기국회까지 파행을 빚을 우려가 커졌다.

이렇게 되면 11월 말까지 마무리해야 할 새해 예산안과 세법 개정 심의 등 정기국회에도 연쇄 차질이 우려된다. 세월호 특별법에 관해 여야와 청와대의 결단이 있지 않는 한 정기국회(100일간)에서 민생·경제법안 처리도 큰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권은 당초 국감의 실효성을 높이고 예산안과 부수법안(세법)·민생·경제법안 심사의 내실화를 위해 10월에 20일 연속 실시하던 정기 국감을 올해부터 두 차례 분리(2차는 10월1~10일)하기로 했다. ‘몰아치기식’, ‘수박 겉핥기식’ 날림 정쟁 국감에서 벗어나 제대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을 견제하고 입법의 단초를 만들기 위해서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오늘까지가 (답변) 시한”이라면서 “새누리당이 거절하면 강도 높은 대여투쟁으로 전환하겠다”고 강경투쟁을 예고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김재원 수석이 대외비 문건을 만들고 심재철 위원장이 세월호 유가족 폄훼 유언비어를 광범위하게 유포했으며, 어제는 문재인 의원에 대한 유언비어를 하태경 의원이 유포했다. 단식 40여일째 이어가는 ‘유민아빠’(김영오씨)에 대한 카톡글도 마찬가지”라면서 “새누리당과 카톡 유언비어에 대해 전쟁을 선포한다”면서 대여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새정치연합 의총에서도 “세월호 특별법이 최우선”이라며 분리 국감 연기 등 강경 기류가 표출돼 오히려 여야간 더 격한 대치국면이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희망하는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경제법안 분리처리도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분리 국감을 전제로 새해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안, 세법개정안을 12월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한 여야의 계획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1차 국감이 미뤄져 예년처럼 10월 중 국감이 치러지면 그만큼 예산과 세법논의에 치중할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야는 당초 2차 국감 직후인 10월 13일부터 상임위원회별로 예산심의를 1주일 가량 하고 10월 20일부터는 다시 1주일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청회와 종합정책질의, 부별 심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어 11월에는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옛 계수조정소위)를 본격 가동해 여야정간에 예산안을 본격 조정하기로 했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새해 예산안과 세법개정안을 각각 9월20일과 9월23일에 국회에 제출한다.

특히 올해부터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새해 예산안이 법정처리시한(12월2일) 전날에 국회 본회의에 자동상정될 예정이어서 시간이 많지 않다. 자칫하면 예년보다 더 심하게 예산과 세법 논의가 부실해질 우려가 커진 셈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이날 3자협의체에 대한 불가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여당 몫 위원 2명을 유가족과 야당의 사전 동의를 받아 추천하기로 한 지난 19일 재협상안의 수용을 촉구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3자협의체에 대해 “기존 논의 구도를 바꾸자는 것”이라면서 “기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수용 불가를 재확인했다. 이 원내대표는 “입법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논의의 한 축으로 한다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는 것”이라면서 “(재협상안이) 의총에서 추인이 유보된 것에 대해 야당이 사과해야지 논의구도를 바꾸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유가족과의 만남에 대해서도 “원칙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회 주요 일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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