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금리를 올릴 경우 국제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그 여파가 한국 부동산시장에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즉,선진국 금리인상→글로벌 유동성 위축→글로벌 부동산 거품 진작의 순환이 국내 시장에서 금리상승→국내 부동산시장의 연쇄 반응으로 나타난다는 것. 지난 90년대 초 일본과 미국 부동산 가격 하락이 당시 붐을 형성했던 한국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준 것과 마찬가지의 경우가 15년 만에 한국 경제에 다가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은 유동성 과잉”이라며 “원자재값 상승과 인플레 우려로 전세계가 고금리 추세로 반전하고 한국은행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우리나라는 미국 등지의 부동산 가격 하락세에 의한 ‘전염 효과’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인 삼성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전세계 부동산 가격의 상승요인은 저금리 영향 때문이었다”며 “저금리 기조가 고금리로 돌아서게 되면 우리나라 부동산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하반기부터 금리를 올린 영국은 지난해 하반기에 집값 조정세를 거쳤고 최근 몇 년간 연이어 금리를 올리고 있는 미국에서도 최근 집값 하락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결국 한은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버블이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에 따라 불안한 유가나 환율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오는 6월 중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붕괴될 경우 은행 등 금융사의 담보가치인정비율(LTV) 관리가 잘돼 있더라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될 경우 국내 은행권은 LTV 관리 여부와 관계없이 수익성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 금융감독당국은 내부분석을 통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는 은행간 출혈경쟁으로 수익은 소규모로 증가하지만 하락할 때는 손실이 대규모로 늘어나는 ‘비대칭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신규 대출금의 예대금리차에서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잔액 기준으로는 3월말 현재 2.32%포인트에 달하지만 신규 대출 기준으로는 2003년 말 2.08%포인트에서 1.63%포인트로 떨어졌다.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신규 대출의 예대금리차는 당장은 아니지만 1년 정도 후 은행 수익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집값 하락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사라지면 은행권 자금운용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수익성 악화가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은행권의 자본확충과 자금 집중현상 속에 부동산 관련 대출이 경쟁적으로 확대됐다”며 “부동산 버블 붕괴는 가계부실 심화, 개인파산 증가 등으로 내수를 더욱 위축시키는 동시에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