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났다 일본… 36년 전 패배 갚아주마

한국 여자 배구 동메달 놓고 11일 저녁 숙명의 대결 몬트리올 영광 재현 노려


36년 만의 메달을 노리는 여자 배구도 축구와 마찬가지로 '운명의 한일전'을 벌이게 됐다.

여자 배구 대표팀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준결승전에서 세계 최강 미국에 0대3(20대25 22대25 22대25)으로 패했다. 뒤이어 펼쳐진 또 다른 준결승전에서는 일본이 세계랭킹 2위 브라질에 0대3(18대25 15대25 18대25)으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15위)과 일본(5위)은 11일 오후7시30분 동메달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 여자 배구로서는 중대한 일전이다. 한국은 지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구기종목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따는 영광을 일궜지만 이후 메달을 만져보지 못했다. 더욱이 몬트리올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0대3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일본은 당시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면 몬트리올의 영광 재현과 패배 설욕을 한꺼번에 이룰 수 있다.

일본은 평균 신장 175㎝로 한국(182㎝)보다 높이에서 처지지만 스피드가 빠르고 조직력과 수비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46승81패로 뒤져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3대0으로 이긴 후 5월 런던 올림픽 세계 예선전에서 승리하기 전까지 무려 8년간 22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자신 있게 한일전에 임할 수 있다. '슈퍼우먼' 김연경(24)이라는 월드클래스 공격수가 있어서다. 경기마다 20점 이상 득점을 올린 김연경은 일본에서 선수 생활도 해봤다. 다른 선수들도 5월 런던 올림픽 세계 예선전에서 3대1로 승리한 좋은 기억이 있다. 김연경은 "일본은 8강부터 기다리던 팀이고 자신도 있다. 일본은 수비가 좋지만 블로킹이 높은 팀에 약한 만큼 키가 큰 우리에게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 득점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미국과의 준결승에서 20득점을 올린 그는 총 185득점(경기당 평균 26.4점)을 기록, 2위 데스티니 후커(미국ㆍ147득점)에 38점 앞서 있다. 후커의 평균 득점은 21점이어서 추월은 거의 불가능하다.

한편 여자 배구 결승에서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팀인 브라질과 준우승팀인 미국의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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